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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Part.2 26화 死則生, 生則死(下) 작성일2025.07.05 조회255

작성자비해랑

오늘도 와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시작합니다














 

콰앙!!!!  푸화아아아아악---!!!!


푸른 불꽃의 폭발이 대기를 진동시켰다.


슈우우우우우-----!!!!


그 속에서, 푸른빛 섬광이 폭발을 갈라내며 쇄도하였다.


쿠구구...... 후우우우우웅!!!!!


섬광이 베어낸 틈 사이로 일어난 폭풍우가 섬광과 불꽃을 거칠면서도 섬세하게 품어 사그라뜨렸다.

"쓰읍....
하아아아아!!!"

흑지수가 힘을 모아 휘두른 건블레이드에서 새파란 불꽃 기둥이 치솟으며 뷜란트를 집어삼키려 들었고,

"후훗."

그의 손짓 한번에 비구름이 몰려들더니 불꽃과 그 충격파를 고요히 중화시켰다.

"하하. 확실히 서지수 그 아이처럼 화끈하구...."



슈우우우우!!!!


"거기, 찌를게....!!"

열기로 중화된 구름 벽 틈새를 뚫은 지나가 뷜란트의 뒤를 잡았다.



후우웅-----


흠. 좋아, 좋아. 이정도는 해야 안심하고 아가 교육을 맡기겠어. 너울치려무나, 구름.


쿠구구구------!!


"큿....!"

마치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게 지나의 뒤를 잡은 뷜란트는 그대로 거센 파도같은 구름을 일으키며 지나를 몰아냈다.

"자.... 그렇게 티나게 힘을 모으면 이 늙은이조차 알아채지 않겠느냐."



후웅..... 후화아아아아악!!!!


"커읏...!!"

힘을 모으던 흑지수의 주위로 거센 돌풍이 일어나며 흑지수를 도려내기 시작했다.

"스으으읍......"



철컥!


"작렬!!"


콰아아아아아아앙!!!!!


건블레이드에서 뿜어져나온 불꽃이 폭풍을 찢어 발기며 지나와 뷜란트를 집어삼켰다.


.....
슈우우우우우----!!!


채애앵!!!


투캉! 채쟁!! 챙!! 챙!!! 채애애애애애앵------!!!

그 거센 불꽃 속을 꿰뚫고 나온 지나는 흑지수에게 접근해 초고속의 난전을 펼치기 시작했고,


쿠릉..... 쿠르릉.....!!



콰광!!!


그 두 사람의 머리 위로 천둥소리가 울리며 수많은 벼락불이 내리꽂혔다.


채챙!!  푸확!!  투콰아아앙!!!!


치열하게 쏟아지는 벼락불 속에서도 세 사람은 공격과 방어, 회피와 반격을 이어갔다.

주위가 어떻든 무슨일이 있든, 그저 늑대처럼 적의 목을 물어 뜯기 위해.

큭.... 자, 장난이 아니잖아, 이거?"

"지나 뿐만이 아니다. 흑지수와 뷜란트 역시.... 상식을 초월한 전투력이야!"

"이런 싸움을 보게 되다니.... 이건 본체가 함께일 때의 저와 견줄 만한....!"

모두가 초월적인 전투에 넋을 잃고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스승님의 초고속 속 예리함도, 흑지수 씨의 강렬함 속 정밀함도 대단하지만... 역시 눈을 떼기 어려운건... 영감의 힘의 운용이였다.



순환하고 있었다. 대기나 구름, 수분을 단순히 흡수해서 힘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 마치 이것이 섭리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방출하고 다시 흡수하고 방출하고.... 자연스럽게 범위를 넓혀가며 순환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짙은 힘을 눈으로 보니 확실히 이해가 갔다.

저 힘은, 무기들의 능력을 운용할 때와 조금의 차이도 없었다. 아니, 되려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만큼 응용이 무궁무진했다.

'우릴 일부로 묶어둔 건.... 이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나?'

그저 눈으로 본 것 뿐이였지만 이 정도 수준의 대인전도, 난전도, 무엇보다 힘의 운용과 응용도.... 누군가의 기억으로가 아닌 나의 눈으로 봤다는 이 경험이.... 내 전투의 지평을 한 층더 크게 열어 젖혀 주었다.

"셋 다, 공격을 멈췄어....!"

어느새 공격을 멈춘 세 사람 중, 지나가 가장 먼저 대화의 문을 열었다.

"....정말이었구나. 출력은 떨어져도, 기술은 동일하게 쓸 수 있다는 거. 진짜로 퀸이랑 싸우고 있는 거 같아."
"하지만 몇가지, 퀸이랑은 다른 버릇이 있어. 그건 아마도.... 네가 흑지수로서 살아온 지난 얼마간의 삶이 낳은 결과겠지? 훌륭해 너는, 서지수와 닮았지만 서지수와 다른 존재가 됐구나."

"그러는 그쪽은, 지나 그레이스의 클론이면서 자신이 지나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군. 죽은 자를 부활시킨다는 의미에선, 네가 지금까지의 모든 클론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을지도 모르겠어."

"후후, 그저 너희처럼 깊게 생각을 안 할 뿐이야. 난, 깊게 생각할 줄 모르니까."

"그렇게 자기비하 하는 것도 예전이랑 똑같군. 그런 식으로 말을 꺼내면서, 늘 터무니 없는 신기를 보여줬었지. 도대체, 왜 자존감이 그렇게 낮은 건데?"

"확실히, 실력은 인정할 만 하거늘 자기비하가 많이 심하구나. 그런 건 우리 아가 교육에 별로 좋지 않을 거 같다 생각하다만, 선생님?"

"어.... 그, 그럴지도.... 그나저나, 그 힘들. 대단했어. 비와 구름, 바람 속에서 떨어지는 번개.... 정말 폭풍우를 상대하는 기분이였어."

"그건 나도 진귀한 경험이더군. 서지수의 기억 속에도 '환경'에 가까운 적은 매우 드물었는데 말이지."

"이런 부문은 이 늙은이가 토대가 많이 되어서 그럴게다. 뭐, 이 늙은이도 어울리게 해줘 고맙구나. 먼 과거에서도 너희처럼 훌륭한 늑대들은 정말 오랜만이였단다."

"훌륭하다니.... 그런 말 들을 정돈 아닌걸."

"또또 자기 비하하기는. 아무튼.... 자기 비하를 보여줬으니, 이제는 '터무니 없는 신기'쪽도 보여줘야겠어."


"지나 그레이스. 
파순(破盾)으로 덤벼라."


"뭣....?! 그 말, 진심으로 하는 거야?"

"파순?"

다른 사람들이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흑지수 씨.... 당신 미쳤습니까? 진짜로 스승님을 죽이기라도 할 셈이예요?"

나는 영감의 압제를 억지로 풀어내고서 그대로 흑지수 씨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았다.
나는 알고 있으니까, [태양]의 기억으로 [파순]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니까....!

"야, 진정해! 파순이 뭔데 그러는 거야?"


"....방패, 부수기."

"....너 뭐야. 아무리 제자라곤 하지만 네게 그 기술까지 알려줄 정도는 아닐텐데? 너, 대체 어떻게 아는거지?"

"....알 바 아닙니다.중요한 건, 당신이 스승님의 유일이자 최강이지만, 최악의 기술을 쓰라고 한 게 문제죠."

"유일하고 최강인, 최악의 기술이요?"

".... 맞아. 지나 그레이스의 기술 중 유일하게 이름이 붙은 기술, 방패 부수기란 뜻의 파순."

흑지수는 자온이 쥐던 멱살을 풀며 파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나의 가속 능력을 극한으로 발휘한 궁극의 찌르기. 무적에 가까운 방어력을 가지고 있던
아자젤의 외부 장갑을 뚫어버리기 위해 고안한 비기. 아자젤에게서 여유를 앗아간 일격
."


"너무 추켜세울 건 없어. 아자젤을 제거하는 데에는 실패했고, 고작 '방패'를 파괴한 것에 불과하니까."

고작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다. [태양]이 봐왔던 그 수많은 가능성의 세상들에서 '그 고작 아자젤의 방패'를 부수지 못해서 몇 백, 몇 천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는데....!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 기술은....!

"게다가.... 너도 알고 있을 거야. 
파순의 대가가 무엇인지."

"대가?"


"...심장이 멎어."

"네!?"

"너, 나중에 나랑 얘기 좀 제대로 하고.... 극한까지 가속 능력을 발휘한다는 건,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지."

"이 기술은 지나의 심장에 부담을 줘. 그래서 사용한 직후, 지나의 심장은 정지해 버린다. 즉, 지나의 생명을 대가로 쓰는 기술이지."

"그런 기술을 쓰라고 유도하는 건가? 설마 흑지수, 지나와 동귀어진을 하려는 건가?"

"....두고보면 알거야."

"자, 지나. 내가 무슨 생각으로 파순을 쓰라고 한 건지.... 너라면 알겠지? 
우리는 같은 늑대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아! 그런... 거구나. 너, 그럴 생각이구나....! 정말... 막무가내야. 서지수만큼이나....! 좋아. 그렇다면.... 파순을 쓰겠어."

"자, 잠깐만요! 그러다간 두 분 모두 위험해질텐데....!"

"자, 다들 걱정은 그만하거라. 저 미소... 둘 다 묘책이 있어보이지 않느냐."

"그래. 믿자, 루시. 지나와 흑지수... 틀림없이 괜찮을 거야."

"하지만 미래야....!"

"그만, 아가. 믿거라. 때론 
죽음조차 불사한 일격만이 목줄을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법이기도 하단다."

"그게..... 무슨.....?"

"그럼 찌를게, 흑지수. 봐줄 수 없다는 거. 알고 있겠지?"

"바라던 바다, 지나 그레이스. 무자비한 일격을 기대하고 있지."

"어이, 뷜란트! 아까부터 우리 몸에 감싸던 거 치워!"

말하지 않아도 거둘거란다.... 자, 거뒀으니 다치면 치료는 해주마. 전력으로 붙거라."

"간다....!!"

"와라!!!"

"저 한점에, 내 생명을 꽂아넣는다.....!!"




".....작열!!!"


"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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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지수가 여태껏 보지 못한 거대한 푸른 불꽃을 일으켰고, 그 너머로, 푸른 섬광이 반짝였다.


.....
콰콰콰콰콰광!!!!!!


동시에, 충격파가 일어나며 푸른 불꽃에 거대한 바람 구멍이 새겨졌다.

....

......

"........봐주지 않을 거라는 건 알았지만 말이지, 그래도 조금.... 쿨럭!"

자욱했던 연무가 걷히자, 검을 휘두른 그 자리 그대로 서있던 흑지수가 피를 왈칵 쏟아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봐주지.... 그랬어?"

"흑지수....!!"

그녀가 손으로 감싸고 있는 옆구리 너머로부터 붉은 피가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상처가 다시 벌어졌잖아요! ....아앗! 옆구리도 완전히 뜯겨져 나갔고.....!!"

"다들 나와 보려무나. 그래도 숨은 붙어있어 다행이구나."

"하.... 그래. 이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야."

"....응, 다행이야. 훌륭해. 잘 버텨줬어."

원래 있던 자리 반대편 한참 너머에 서있던 지나의 몸이 점점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설령 이 뒤에 실패한다고 해도, 슬퍼하진 마. 이대로 내가 끝난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은 결말....."

이내 심장이 멎으며 그자리에 쓰러졌다.

"스승니임!!!"

"심장이 멈춘.... 거야?"

"흥.... 웃기고 있네."

"움직이지 말거...."

"됐어! 나중에 치료해! 대체 뭐가 괜찮은 결말이라는 거냐!! 멍청한 녀석이!!"
"너희들! 이리 와서 지나의 사지를 붙잡아! 충격이 클지도 몰라! 알아서 잘 붙들고 있어!"

"아, 네! 아, 알겠어요!"

"흑지수? 뭘하려는 거지?"

시궁쥐 팀들이 지나의 사지를 단단히 붙잡자, 흑지수는 양손을 포개며 지나의 가슴 정중앙에 손을 얹었다.

"....지나가 파순을 처음 썼을 때, 지나의 심장은 곧 멎었어. 하지만 그런 부작용이 있을 거란 건 누구도 몰랐지. 지나 본인만 알았던 거야. 알고서는, 자기 목숨을 대가로 기술을 사용한 거지."
"하지만.... 서지수는 그런 결말에 납득하지 않았어. 그래서 심장이 멎은 지나를 눕혀 놓고.... 이렇게 한 거야!!!"



투쾅!!



흑지수는 순간 폭행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소리와 충격파를 일으키며 심폐 소생을 시작하였다.

"이, 이건.... 흉부 압박?! 이렇게 강하게?!"

"큭.... 엄청난 힘이야....!"

"최강의 클로저가 하는, 최강의 심장 마사지다! 서지수는 이렇게 지나를 살려냈어! 그리고 그 녀석이 해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큭! 꽉 붙잡아라, 루시!"

"네! 김철수 당신도요!"

"일어서! 일어서란 말이야! 지나 그레이스! 네 동료들한테 돌아와!!"



쿵! 쿵! 쿵! 쿵!



"쿨럭...!"

"흑지수...!"

"이런, 좀 어지러운데....!!"

지나와의 일격으로 입은 부상이 심한 탓에 흑지수는 상처와 목 너머로부터 피를 꿀렁꿀렁 쏟아내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흑지수 씨! 나오세요!"

슈르르르르륵-----

"그 정도 힘으로 하면 되는 거죠!? 제가, 제가 이어받을게요!!"

극각 최대치로 했을 때의 실을 양팔에 억지로 쑤셔넣고서 심폐소생을 이어갔다.



쿵!  뻐걱!  쿵!  뻐거걱!!



팔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이어갔다. 그럼에도 흑지수 씨가 할 때보다 힘이 부족한 게 내 눈으로 확연히 보였다....!

"나와! 이대로면 못 살린다고....! 푸확..!!"

"둘 다 죽을 셈이 아니라면 아가에게 맡기고 치료부터 받거라!"

보다 못한 흑지수가 다시 교체하려다 피를 왈칵 토해내자, 뷜란트는 아예 그녀를 끌어내 따로 집중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스승님, 제가 말했죠? 죽지 말라고! 제발. 조금이라도 오래, 저희 곁에 살아있어 달라고!"

근육이 찢겨지고 뼈가 점점 더 잘게 부서지고 있었지만 실로 억지로 팔 내부를 응축하면서 소생을 이어갔다.

"말했잖아요! 이런 이별은 너무 아프다고!! 이런 이별을 또 하게 만들지 말라고요!!"

....[태양]의 스승은, 지나 그레이스는 저 [파순]으로 명을 다했었다. 스승을 잃은 그는 꽤 오랜 시간을 상심했었다. 그래서인지, 나와 하나된 그의 마음이 부르짖고 있다. 그분을 이런 식으로 잃는 일은 이제 보고 싶지 않다고. 제발 그녀를 구해달라고. 

....안다. [태양]은 온전한 [나]가 아니다. 그의 스승인 그녀도 [지금]의 [지나 그레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게 당신을 구하지 않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태양]이 겪었던, 이런 식의 이별은 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나를 가르쳐주겠다고 손을 내밀어주셨던 그날처럼, 나도 당신께 손을 내밀게요.


제발, 제 손을 잡아주세요. 이 삶이 힘겨울 지라도... 함께 손을 잡고 가고 싶어요.


당신을, 구하고 싶어요. 나의... 스승님.








똑....

 

또로록.....!



고오오오오-----



후우우우웅-----


소생을 이어가던 자온의 주위로 비구름과 바람이 모여들더니, 그의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흘러나오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그래, 아가야. 그렇게 하는거다. 순환시키거라. 순환되는 섭리 속에서 생은 다시 피어나는 것이니....!:

"제발, 제발 살아주세요!! 당신은 이렇게 죽으면 안 돼!!!"

폭풍의 흐름이 한데 모여 그의 안에 응집했다.

응집된 흐름이 힘을 확산하고 증폭했다.

그렇게 증폭된 생(生)과 멸(滅)의 틈새 사이로,



파직...!  파즈즉....!!


파즉거리는 소리를 내며 일어난 벼락불이 자온의 몸을 경유해 지나의 심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허나, 작게 일었을지라도 번개는 번개. 본래라면 적정을 넘어선 전기 자극은 심장에 무리를 주기 충분했고, 자온에게는 그 번개를 제어할 방법 따윈 없었지만,


"살으라고요! 제발!!"


쿵! 쿵! 쿵! 쿵!


파즉...! 파즉.....!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경화가 가진 속성을 활용해 번개를 약화시켜 그녀의 심장을 자극하고 있었다.

경화. 본디 표면 등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여긴 그 능력이 마치 대지같이 전격을 대부분 무력화시키고 있음을, 또한 신체의 활력을 강화시키는 특성이 있는지도 모른 채 자온은 무의식적으로 전격을 약화시켜 전하고, 활력의 강화를 지나에게 불어넣으면서 소생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발 살아나라고!!! 제바아아알!!!!"


쿵! 쿵! 쿵! 쿵! 쿵! 쿵! 쿵! 쿵!


거기에, 미약하게 그의 안에 남아있던 염화의 온기가 증폭되어 전해지며 차갑게 식어가던 지나의 몸을 데워갔고, 그의 주위에 순환하던 폭풍우는 지나에게도 스며들고 흘러나오기를 반복하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기꺼이 해내기 시작했다.


바람이 지나 몸 안에 스며들어 염화가 남긴 온기를 온몸으로 빠르게 확산시키며 흘러갔다.


빠르게 흘러가는 온기를 구름이 심장으로 그러모아 증폭시키며 생기를 불러 일깨웠다.


빗방울이 생기가 모여든 지나의 심장에 생을 불어넣으며, 그녀의 심장에 모여들고 있던 죽음을, 꿰뚫어 멸했다.





"으..... 흑, 쿨럭! 쿨럭!"

"스승님!!"

지나의 몸 속에서 순환한 힘들은 지나의 심장을 다시 뛰게했고, 그녀는 피 섞인 기침을 해대며 정신을 되찾았다.

"스승님! 괜찮으세요!?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

"쿨럭, 쿨럭....! 응.... 내, 하나 뿐인..... 제자. 쿨럭! 쿨럭....!"

"다행이다..... 살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쿨럭! 가, 갈비뼈.... 몇 대 나간 것 같지만....!"

"불평하지 말라고. 살려줬으니 고맙게 생각해."

"아프신 건 말씀하실 수 있잖아요, 흑지수 씨!"

"뭐, 말이야 할 수 있다만 아가, 그대로 두면 부러진 뼈와 장기 손상으로 기껏 살려놓은 명 다할게다. 얼른 네 스승 뉘이거라."

"어, 응!"

영감 말을 듣고 나는 얌전히 치료받고 있던 흑지수 씨 옆에 스승님을 뉘이자, 영감은 본격적으로 치료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걸로 그 지긋지긋한 제어 코드로부터도 해방이다. 네 심장이 한 번 멈춘 시점에서, 제어 코드는 리셋됐을 거야."

"정말인가요?!"

"어디..... 흠, 머리 속에 있는 부자연스러운 흐름들이 제어코드인 모양인데 전부 끊어져 있구나. 명을 다하는 순간 망가지는 구조 같구나."

"흑지수 씨는 이걸 어떻게 아신 거예요?"

"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말이지. 어쨌든 이제 더 이상, 네가 무슨 행동을 하든, 거기에 모순은 없어. 너는 네 힘으로 모순을 부순 거야."

"내 힘이 아니야. 나와, 너희들의 힘이지."

"다행.... 다행이에요, 스승님....."

스승님이 다시 숨을 쉬시는 모습에 몸에 힘이 빠진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 앉았다.

"잘 했다, 아ㄱ......!?"

칭찬하면서 자온에게 장난치려 했던 뷜란트가 그의 얼굴을 보고는 비지땀이 주륵 흘러내렸다.

"....훌쩍."

자온은 훌쩍 거리면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 아가야. 우느냐....?"

"훌쩍.... 훌쩍...."

나는 입을 꾹 다물고서 훌쩍이기만 했다. 지금 내가 느끼는 안도감이 [태양]의 것인지 내 것인지는 상관없었다. 어느 쪽의 마음이든 당신을 구해서,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이 마음만은 진심이니까.

"참.... 내 제자는 눈물이 많구나."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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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키신 스승님은 팔을 뻗어 내 머리를 토닥이셨다. 그제야 눈물이 좀 진정되기 시작하는데.... 복받치던 마음이 좀 진정되니까 갑자기 좀, 아니 창피해지고 있다! 나 너무 감정적으로 운 거 아니야!? 어린애도 아니고! 그제야 소매로 눈가를 벅벅 문대며 눈물을 감췄다.

"다들, 고마워. 이것으로 겨우.... 해방 됐어. 그러면 이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러 가야겠지."

새빨개진 얼굴을 가리고 있는 와중, 스승님이 받던 치료를 멈추시고는 몸을 일으키셨다.

"스승님? 어딜가시려고요!?"

"야! 어딜 가는 거야! 되살아났다고 해도, 그렇게 만신창이잖아?"

"동의하마. 지금 겨우 뼈만 이었단다. 무리하면 금새 부러질 것이야."

"나이트를 막아야 해. 그 아이를 막을 수 있는 건 나뿐이야."

"하지만 지나 언니....!"

"걱정 마. 너희가 되찾아 준 이 생명과 마음, 헛되이 쓰지 않을 테니."

"....알고 있을 거야, 너도. 파순을 두 번째로 썼을 때, 그때는 서지수도 널 살릴 수 없었어. 아마도 한 번 더 그걸 쓴다면...."

"응, 걱정 마. 안 쓸 거니까. 그럼..... 모두들, 다시 만나자."

스승님은 그대로 그 자리를 훌쩍 떠나버리셨다. 무사하시길 바라는 수 밖에....

"쳇.... 기껏 살려줬더니, 또 무리하려고 뛰쳐나가는군. 하여간에, 늑대들은 다들 못 말린다니까. 나도 더 날뛰고 싶지만.......쿨럭! 쿨럭!"

흑지수 씨가 또 피를 한움큼 왈칵 쏟아내셨다.

"크으으.....! 여, 여기까지인 모양이야....."

"얼른 돌아가자꾸나. 이 늙은이 치료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니 말이다."

"무리하지 마, 흑지수. 지금 거점으로 옮겨줄게."

"고생 많으셨어요, 흑지수 씨."

"우리가 부축할테니 무리하게 움직이지 마라, 흑지수."

"....그래. 이번은 부축 좀 받아볼까."

우리는 흑지수 씨를 부축하며 거점으로 되돌아갔....

"....야, 너희들.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해도 말이지."




"관에다 넣는 건 아니지!!!"



"뭐 어떻느냐? 다들 지쳤는데 얼마나 효율적이느냐."

"그래도 관은 아니라고!!!! 차라리 업어주던가!!!!"

문자 그대로 피를 토하는 흑지수의 항의가 울려퍼지며, 거점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발길이 빨라져갔다.


TO BE CONTINUE






















"오메가 나이트, 저 지긋지긋한 놈들을 이 도시 채로 전부 소각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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