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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검은양의 하루 작성일2025.08.16 조회594

작성자하얀소년

"드디어....오늘이다!" 

 

나는 이 순간만을 계속 기다렸다. 그 이유는 오늘 여름한정으로 게임팩이 출시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인터넷으로 예약구매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다 팔렸고 결국 다시 재고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서 사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석봉이를 통해 우리동네 게임가게에서 판매한다는 소식에 석봉이랑 같이 사러 갔다. 물론 가게에도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나는 밤새 게임을 관두고 일찍 잠들어 다행히 아침에 일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게문이 열리기 약 2시간전에 미리 나갈 준비를 하고 석봉이랑 약속시간에서 만나 기다리는데 한시간이 지나도 석봉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리는 건가 싶었지만 역시나 꼭 이럴 때면 안 좋은 일이 발생하는 거 같다. 

 

"세하야...." 

 

그러던 중 마침 힘없이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자 그것은 석봉이었다. 그런데 걸어오는 모습이 꼭 좀비처럼 비틀비틀 거리면서 걸어오고 평소에 있던 다크서클도 어쩐지 오늘따라 더 짙어 보였다. 

  

"왜 이렇게 늦었어?"

 

"미안....혹시나 늦잠 잘 까봐 밤샜는데....아침이 되려는 순간 잠들어서....아직도 졸려...." 

 

정말 괜찮은 걸까? 멀리서 볼 때는 몰랐지만 지금도 고개를 꾸벅꾸벅 내리고 있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석봉이를 부축하며 가게로 향했다. 

  

  

 

***

  

 

  

"하아....역시 이럴 줄 알았어...." 

 

불길한 예감은 계속 들어 맞는건지 석봉이가 늦은 탓에 결국 가게에 늦게 왔지만 그 결과 이미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 있었다.  

  

"미안....나 때문에 늦었네." 

 

"됐어.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야. 그리고 혹시나 이런 일이 발생해서 게임기 하나 가져왔거든. 나랑 한판 하는 거 어때?" 

 

"헤헤....확실히 너랑 통하는 거 같네. 나도 그럴 줄 알고 가져왔거든. 그럼 우리 새 게임 하기전에 격투 게임으로 먼저 손이라도 풀까?" 

 

"좋아. 그동안 클로저 일 하느라 게임 못한 거 지금 실컷 하자!" 

 

나와 석봉이는 그렇게 간만에 게임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자 가게문이 열리면서 점점 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게안으로 들어서며 곧 우리가 게임을 사려고 할 때 나는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 게임이 다 팔렸으면 어쩌지?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석봉이가 늦은 건 물론 지금 사람도 이렇게 많아서 줄이 길어진 것도 그렇고 초반부터 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도 점점 줄은 줄어들어갔고 어느새 나와 석봉이가 게임을 사게 되는 순서가 찾아왔다. 

  

"어떤 걸로 드릴까요?" 

 

가게 점원이 묻자 나는 조심스럽게 우리가 사려는 게임을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점원은 잠시 제고를 확인하면서 나와 석봉이는 혹시나 다 팔렸나 걱정이 앞섰고 다른 점원과 물건을 확인하면서 시간이 좀 지나자 쇼핑백 두개를 우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마침 딱 두개 남았어요." 

 

그 말을 듣고 한순간에 있었던 불안함은 사라졌고 우리는 마침내 그렇게 구하려고 했던 게임을 구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못 살 뻔했네." 

  

"그러게....다행히 우리가 마지막이라 구할 수 있었어!" 

  

"뭐, 아무튼 게임도 구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해야지." 

 

"응, 그럼 난 이쪽으로 가볼 게. 이따가 게임에서 보자." 

  

"그래, 그럼 이따 게임에서 봐." 

 

석봉이와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나도 얼른 가서 게임하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어? 세하야!" 

  

그때 갑자기 멀리서 누군가 내이름을 부르자 나는 뭔가 싶어서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그랬더니 저 너머에서 유리가 손을 흔들고 있었고 그 옆에는 슬비도 같이 있었다. 

  

"설마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

 

"그러게, 근데 너희는 어디 가는 길이야?" 

 

"간만에 쉬는 날이라 우리 슬비랑 같이 쇼핑하고 왔어~" 

 

"그러는 너는 어디 갔다 오는 길이야?" 

 

슬비가 내게 질문하자 나는 조심스럽게 게임을 꺼내며 보여주자 슬비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휴일에 집에서 게임하고 있을 네가 왜 밖에 나왔나 했더니...." 

 

"야....나도 평소에는 밖에 잘 돌아다니거든....도대체 나를 뭘로 보고...." 

 

<뚝! 뚝!>

  

"어? 잠깐만...갑자기 뭐 맞은 거 같은데...." 

  

그때 유리의 말을 듣자 나 또한 하늘에서 뭔가 떨어지는 걸 맞자 한번 하늘을 올려다봤다. 

  

<쏴아아아아!> 

 

"으악! 갑자기 웬 비야!"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나도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우리는 서둘러 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달렸다. 그리고 마침 근처에 카페가 있는 게 보이자 그곳으로 향했다. 

 

"온통 다 젖었네." 

 

"일단 비가 잦아들 때까지 잠시 여기서 시간 좀 보내자." 

  

"그것도 괜찮네. 안 그래도 목마르던 참이었으니까." 

  

"나도 찬성! 그럼 우리 얼른 자리 잡자!" 

  

우리는 그렇게 비가 오는 동안 카페에 잠시 들려서 비가 그칠 때까지 따로 음료를 주문하고 비가 잠시 그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많이 오네. 우리 이러다 집에 못 가는 거 아니야?" 

 

"못 가긴 왜 못 가? 어차피 좀만 있으면 그칠 텐데 나처럼 느긋하게 기다려." 

 

"근데 넌 이런 상황에서 게임하고 있는 거야?" 

 

비가 오면서 기다리는 게 지루한 나는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 슬비는 그런 내 행동을 보며 태클을 걸었다. 

 

"뭐 어때 어차피 여기서 할 것도 없는데.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음료 마시면서 게임하는 게 얼마나 꿀인데." 

 

"하여간....게임 중독이라니까." 

 

"그러는 너도 드라마 보는 거 아니야? 그러면서 나보고 무슨 게임중독이래." 

 

내 말에 슬비는 반박을 못하고 말을 더듬자 평소에는 내가 임무 때 게임하거나 쉴 때도 게임하면 잔소리를 했지만 이번에는 슬비가 드라마를 보면서 역으로 나도 반박할거리가 생겨 그녀에게 받아 칠 수 있었다. 

 

"그....그래도 난 너처럼 임무 할 때는 안 그러거든. 그리고....평소에도 드라마나 영화 관련된 이야기도 잘 안하고 말이야." 

 

"응? 무슨 소리야 슬비야? 아까 나랑 쇼핑 할 때도 이번에 나오는 영화들 보고 눈을 못 때던데, 특히 사랑과 차원전쟁 드라마 블루레이 보더니 계속 그 이야기만 했잖아." 

  

유리의 말을 듣고 한번 슬비를 빤히 쳐다보자 슬비는 더는 아무 말도 못하며 얼굴이 붉어지며 바로 이야기를 넘겼다. 

 

"아....아무튼....지금은 클로저 일도 안하고 있으니까 그냥 넘어 갈게. 그래도 임무 할 때는 게임하는 건 여전히 고치고 알았지?" 

  

"예, 예, 잘 알아들었어요." 

  

"에잇!" 

  

그때 내 대답이 별로 였는지 갑자기 내 게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제대로 안 듣는 거 같아서 말이야." 

 

"아....알았어....그러니까 좀 돌려줘. 지금 보스 잡고 있었다고!" 

 

그러자 슬비는 게임기를 다시 돌려줬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 시끄럽게 떠들자 점원에게 결국 한 소리 들어야 했고  그사이 우리가 앉던 자리 옆 창문에 톡톡 치는 소리가 들렸다. 

  

"어? 테인아! 아저씨!" 

 

유리가 반가운 얼굴을 봤다며 표정이 밝아지자 창문너머에서 아저씨랑 테인이도 손을 흔들며 맞이해줬다. 우린 서둘러 카페를 벗어나며 두 사람을 보고 인사를 나눴다. 

 

"다들 여기서 보다니 별일이네." 

  

"그러게요. 그런데 휴일에 테인이랑 제이씨가 같이 있다니 별일이네요." 

  

"아하! 그게 말이죠! 집에서 그림 그리려고 했는데 스케치북이 다 떨어져서 문구점에 갔는데 길에서 아저씨를 만나게 됐어요!" 

 

"뭐, 나는 편의점에서 맥주사고 바람도 좀 쐬려고 산책하다가 우연히 거기서 만났지. 그런데 갑자기 비가 와서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 

 

"우리도 마침 비 피하려고 여기 온 건데, 오늘따라 다들 통하는 게 있나 봐요." 

  

확실히 유리가 말한대로 이렇게 쉬는 날에 팀원들끼리 만나는 것도 흔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석봉이랑 헤어지고 나서 설마 슬비랑 유리 두 사람을 보게 된 게 단순한 우연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너희들은 어디 다녀오는 길이야?" 

  

"저랑 유리는 만나서 쇼핑하고 왔어요. 이세하는 물론 게임 사려고 밖에 나왔고요." 

  

"뭐 그러다가 애들이랑 만났다가 비가 와서 저희도 여기로 왔어요." 

 

"근데 막상 빗줄기도 약해진 거 같은데 이제 가도 될까?" 

  

유리의 말에 한번 확인해보자 마침 빗줄기가 많이 잦아들었다.  

  

"그럼 이대로 집에 가도 되겠다." 

 

"하긴 이정도면 충분히 뛰어가도 될....엣취!" 

 

그때 슬비가 기침을 하자 갑자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어라? 슬비야 왜 그래?" 

 

"아니....좀 추운 거 같아서....비를 맞고 에어컨 있는 곳에 오래 있었나 봐." 

  

"으으....그러니 나도 좀 춥네." 

  

슬비에 이어서 유리 또한 몸을 조금씩 떨기 시작하자 그걸 본 아저씨는 안되겠다며 서둘러 해결책을 찾으셨다. 

 

"이대로 두면 감기에 걸리겠어. 일단 여기서 가까운 집이 세하 집인데 동생 일단 동생집으로 가도 괜찮겠어?" 

  

"네? 아....네....뭐 잠깐 들리는 거면 그렇게 해요." 

 

"근데 혹시 이러다 비가 다시 오는 거 아니겠죠? 아직도 날씨는 흐린 거 같은데...." 

  

테인이가 하늘을 바라보며 불안해하자 아저씨는 테인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켰다. 

 

"걱정마라 얘들아 이렇게 조금씩 내리다가 보나마나 그칠 거야. 그러니 안심하고 얼른 세하동생 집으로 가자고." 

  

비가 더이상 안온다면 굳이 우리집에 안 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리나 슬비가 옷이 젖어서 몸을 떨기도 하고 이대로 집까지 보냈다가 는 좀 신경 쓰이니 할 수 없이 잠깐 들렸다 가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뭐 예정보다 게임 하는 게 조금 늦어지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우리는 한가지 모르고 있었다. 아저씨가 한말이 때문인지 우리는 또 다시 한차례 큰 위기를 맞이 할수밖에 없었다. 

  

  

  

***

  

  

<쏴아아아아!> 

 

"정말....비가 안 온다고요? 그럼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이건 뭔 데요!" 

 

"난 이대로 그칠 줄 알았지....설마 이렇게 기습적으로 다시 내릴 줄 누가 알았어?" 

  

"다들 일단 싸우는 건 그만둬! 우선은 이세하 집으로 얼른 가자!" 

  

우리는 이대로 집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도중 결국 기습적으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저씨가 한말은 틀린 건 물론 또 다시 내리는 비로 결국 집까지 뛰어야 했다. 그렇게 전속력으로 달려서 집에 도착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침 엄마가 우리를 맞이해줬다. 

 

"세상에....너희들 꼴이 그게 뭐야?" 

 

"하하....오랜만이야 누님. 밖에 돌아다니다가 비가 내리는 바람에 다들 젖었어." 

  

"일단 갈아입을 옷이랑 수건 좀 가져다 주세요. 유리랑 슬비가 몸을 떠는 거 같거든요." 

 

"알았어. 일단 다들 들어와서 옷부터 말리자." 

 

엄마가 재빨리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건네 주면서 우리는 일단 젖은 부분을 닦았고 몸을 떨던 슬비랑 유리는 바로 목욕하러 욕실로 이동했다. 뭐 일단 이렇게 있다가 비가 곧 그칠 테니 적당히 팀원들을 보내고 나서 얼른 게임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르게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하필이면 엄마가 나에게 갑자기 나보고 파전을 만들라고 말했다. 

  

"갑자기 웬 파전이에요. 그보다 아까 제가 아침도 준비하고 나갔는데." 

 

"에이~비가 오는데 파전 먹어야 하는 거 몰라? 그리고 갑자기 비가 내려서 파전이 먹고 싶었단 말이야!" 

  

"파전....확실히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술이랑 같이 먹으면 정말 최고지! 동생, 나도 먹고 싶어 지는데 해줄 수 있겠어?" 

 

"저도 세하형이 만든 거 먹고 싶어요!" 

 

아저씨랑 테인이까지 엄마의 말에 넘어가자 나는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필이면 귀찮게 여기서 요리까지 하라니 난 당장 팀원들을 돌려보내고 혼자 게임하고 싶은데 상황이 점점 복잡했다. 

  

"휴우~피로가 다 사라진 거 같아~" 

  

"선배님, 덕분에 몸이 개운 해졌어요. 고맙습니다." 

  

"마침 잘 왔어. 우리 아들이 마침 파전 할 생각이었거든. 얼른 와서 너희도 먹어." 

  

"우와! 비오는날 파전이 최고인데!" 

 

"그런 거치고는 이세하는 표정이 좋지 않은데요?" 

 

슬비가 내 표정을 읽더니 대충 그녀가 눈치챈 듯 했다. 그래 솔직히 나는 집에 와서 얼른 새로 구입한 게임을 하고 싶다고 그러니 당장 너희들을 집으로 돌려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내 생각을 이미 간파했는지 엄마가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어차피 너희들 다 점심 안 먹었을 거 아니야. 나랑 우리 세하도 안 먹었으니 다같이 먹고가면 좋잖아? 그렇지 우리 아들? 오늘만 아들이 좀 고생해줘~" 

  

엄마는 눈으로는 웃으며 상냥하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만약 거부했다 가는 그 뒤에 있을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어 나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 파전을 만들 재료를 꺼내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요리를 하면서 엄마가 중간에 날 부려먹는 것 때문에 몸이 바빠지게 된 건 덤이었다. 

 

"아들~우리 목 말라서 그런데 마실 것 좀 가져다 줘~" 

  

"동생, 나는 건강 생각해서 토마토 주스로 부탁해." 

  

"세하야, 나는 시원한 아이스티~" 

 

하필이면 팀원들도 같이 집에 있어 평소보다 많이 움직여야 했다. 그러는 사이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부엌에 있으면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말한대로 부침개를 만들면서 열기로 인해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세하, 설마 아직도 만들고 있는 거야?" 

 

슬슬 지쳐가고 있을 때 부엌에 슬비가 오자 나는 그녀를 부엌에서 내보내려고 했다. 

 

"괜히 여기 있지 말고 마저 부침개나 먹어." 

  

"아니, 마침 선배님도 이제 와서 먹으라고 했거든. 따로 네가 먹을 거 덜어 놨으니까 얼른 먹어." 

  

그 말을 듣자마자 이제야 숨을 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식탁으로 가자 마침 내가 먹을 것만 따로 덜어 놓은 접시를 발견했다. 나는 그대로 남아있는 부침개를 먹으면서 팀원들을 살펴보니 다들 많이 먹었는지 더이상 먹을 것 같지는 않았다. 엄마도 나보고 고생했다고 말하니 이제는 다들 돌려보내고 게임만 하면 모든 게 완벽했다. 

 

"근데 아들 엄마가 하나 더 부탁할 게 있는데~" 

 

엄마의 말을 듣고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지금 저 상냥한 말투로 하는 말이 또 다시 나를 힘들게 하는 말이라 먹던 부침개에 목이 걸릴 뻔했다. 

  

"이번에는 뭔데요...." 

  

"막상 이 부침개 먹으니까 맛있는데, 혹시 하나 더 해주면 안될까?" 

 

"앗! 찬성! 세하가 만든 부침개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있더라고요! 나도 더 먹고 싶어!" 

 

"야....너 더 못 먹는 거 아니야?"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유리도 합세하자 나는 놀랐고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먹은 게 소화가 됐나 봐. 더 먹고 싶어!" 

  

"저 유리야....선배님....이세하도 힘들 텐데 쉬게 하는 게...." 

  

내 처지가 딱했는지 슬비가 끼어들어 날 도와줬다. 그래 평소에는 몰랐지만 이럴 때 날 도와주니 든든해서 좋았다. 하지만 엄마와 유리는 거세게 항의를 했고 아저씨도 아까 사온 맥주 안주가 필요하다며 내게 부탁했다. 

 

"근데 아저씨 아까 건강 생각한다고 술 안 마신다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사 놓은 게 있잖아. 뭣보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는 술 한잔 해줘야지." 

 

"하아....방금 쉬고 있는 사람한테 너무...." 

 

"후훗, 그 대신 엄마가 우리 아들 고생한다고 선물하나 준비 했어~" 

 

그사이 엄마가 선물을 준비 했다는 말에 나는 뭔가 싶었고 마침 핸드폰에 알림이 왔다. 한번 뭔가 해서 확인해보니 나는 핸드폰을 보고 크게 놀랐다.  

  

"이거 진짜야.....?" 

  

"이세하? 갑자기 왜 그래?" 

 

"어때, 마음에 들어?" 

 

핸드폰에는 알림이 와 있었는데 다름아닌 그것은 엄마가 내 게임 머니를 충전해줬다. 물론 평소에 용돈과 더불어 충전해주시지만 이번에는 어느때보다 몇배는 더 많이 충전했다. 

 

"어때 이제 만들어 줄 거야?" 

 

"이러면 거부할 수 없잖아요. 10장이든 100장이든 얼마든지 해드릴 테니 다들 기다리고 있으세요!" 

 

"역시....게임 바보구나...." 

 

"동생 표정이 갑자기 환하게 바뀌었어. 정말 누님은 여전하다니까...." 

 

나는 기분이 좋은 나머지 부엌에 다시 들어가 아까 전까지 지쳐 있던 피로는 그새 사라지고 서둘러 부침개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막상 처음에는 얼른 게임하고 싶은 나머지 팀원들을 빨리 돌려보내고 싶어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같이 식탁에 앉아  우리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엄마한테 게임머니 받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팀원들과 만나면서 평소 임무를 할 때만 함께해서 몰랐지만 임무에서 벗어난 오늘처럼 쉬는 날에 만나 다같이 모여 이렇게 함께한 것이 나쁘지 않고 보람찬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오늘 이렇게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아까 샀던 게임을 조금 더 일찍 할 수 있었겠지 만 한편으로 평소와 똑같이 게임만 하는 지루한 하루를 보냈을 거다. 

 

"뭐 가끔은 이런 날도 괜찮겠지." 

 

그렇게 팀원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비가 그치는 것과 동시에 저녁 무렵이 되어 다들 돌아갔고 나는 뒤늦은 밤이 되 서야 석봉이랑 같이 게임을 할 수 있었지만 가끔은 게임만 하는 것보다 오늘 같은 날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



최근 비 내리는 날이 종종 있다보니 한번 예전에 비오는날 검은양팀 하루를 보내는 일상편이 있어 재업로드 해봅니다.

검은양팀으로도 이렇게 써보고 나니 막상 비오는 날 일상으로 다른팀도 기회되면 한번 써보면 재미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중에 기회되면 다른팀으로도 한번 써보든가 해봐야겠네요.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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