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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Part.2 31화 Night Ender(上) 작성일2025.08.24 조회393

작성자비해랑

쓰다보니 정말 6부의 막바지란게 느껴졌네요.

오늘도 찾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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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나, 잠시 바람 조금만 쐬고 올게."

"네? 자온 씨, 어디 가시게요?"

"부상이 심하신데 치료라도 받고 가세...."



타다닷!!


복귀하자마자 나는 치료부터 받으라는 얘기도, 동료들도 모두 떨쳐내듯 도망쳐 나와 떨어졌다.

"...."

주위에 아무런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헛구역질이 나왔다.

"....욱.....
우욱.....!!"

목구멍에서부터 역류한 속을 게워냈다. 입 안이 알알해지는 신맛 속에 비릿한 쇠맛이 맴돌고 있었다. 아마 파순의 영향으로 내장도 조금 다친 모양이지만 어차피 곧 나을테고....

".....쿠윽."

나는 그대로 구석에 웅크리고서 가슴을 쥐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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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이쯤이면 심장도 몸도 이미 회복은 끝났을텐데도, 심장 언저리가 아파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태양]이 남긴 감정의 편린이 마음을 짓누르는걸까? 아니. 오히려 그는 너무나도 많은 그분의 죽음을 봐온 탓에 감정의 마모를 억누르는데에 익숙한 탓인지 거의 흔들림 없이 고요하다.


나의 감정이다. 마음 속에 슬픔이란 비가 내리고 내려와 나를 침식해온다.

"아.....으윽.....!"

억지로 입을 틀어막았는데도 통곡이 새어나와버렸다. 꾹 눌러 감고 있는 눈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눈물을 틀어막을 수가 없었다.

"또 왜 이러는 건데, 나는....!"

의연하게 있고 싶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걱정시키기 싫었으니까. 나의 약한 마음을 감추고 속으로만 홀로 감내할 수 있는 어른이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러지 못하고 있다.

찰나에 불과한 만남과 인연이였지만, 당신에 대한 익숙함이 [태양]으로부터 시작되었을지 언정... 내 친구들에도 밀리지 않았던 당신과의 인연의 깊이 때문에... 아픕니다. 당신과의 이별이 너무나도 아픕니다.

나는 여전히 몸만 커버린 얘였다. 이별에 견디지 못하고 우는, 또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쉽사리 떨쳐낼 수 없는, 이것밖에 할 수 없었나라는 무력감이 짓눌러와도 의연히 일어설 수 있는 어른이 아닌....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아이가....

"크.... 우으으......!"



쏴아아아아.....   쏴아아아아아.....


이런 내 모습과 내 통곡을 보이기 싫다는 마음을 헤아려주기라도 하듯, 밀려 들어온 파도 소리가 내 소리를 묻어주고, 새벽 어둠은 더 짙게 내려앉아 내 모습을 가려주었다.


저벅... 저벅...


혼자 숨죽여 자책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코 앞까지 다가왔다.

"...해랑이."

"제이.... 님..."

나는 다급히 눈가를 북북 문대며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못 보일 꼴을 보였네요."

나는..... 당신 앞에서 울 자격도 없으니까. 아무리 내 마음이 억장이 무너질 듯 슬프다 해도 이미 한 번 잃었던 소중한 전우 분을 다시 잃은 당신보다 더 할까. 게다가... 결국 나의 미숙함으로 그분을 붙잡지 못하고 보내야만 했으니까. 억지로 눈물도, 통곡도 욱여 넣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작게 웃어 보였다.

"....."




"고마워, 동생. 누나를 위해 최선을 다해줘서."

날 지긋이 바라보시던 제이님은 내 어깨에 손은 얹으시곤 감사 인사를 하셨다. 오히려 나는 그것밖에 못했냐고 욕을 하시든, 때려서 울분을 토해내셔도 나는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니요. 아닙니다, 제이 님. 제가 뭔가 더 있었더라면, 제가 더 최선을 다했더라면.....더 나은 길이 있었을지도 몰라요. 제가 더 노력했다면....."

"아니.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 불꽃 속에서 한명 한명 모두가 누나를 위해, 그리고 그릇된 나를 위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새겼으니까.

"....."

"그리고.... 분명 보였어. 누나를 위해 길을 열어주려던 너의 그 눈을 확실히....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말아, 동생. 너는 분명, 최선을 다했으니까."

제이 님의 눈물 먹은 위로에 목이 메어왔다. 나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속이 타들어갈텐데 오히려 나를 위로하시다니.... 당신은 여전히 그날과 같으시다. 상냥하. 독기에 꺾여가면서도 스스로의 상처보다 타인의 작은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상냥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상냥한 사람...

"....나이트. 감사....합ㄴ...."



"제이 씨! 여기 계셨군요!"


메인 목으로 삑사리를 내면서 감사인사를 드리던 도중, 이슬비 씨가 제이 님을 부르며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대장? 무슨 일이야?"

"자온 씨도 여기 계셨군요! 긴급 상황이니 가면서 설명 드릴게요! 그게...."

이슬비 씨가 간단히 설명해준 내용은 경악스러웠다.

늑대개 팀과 사냥터지기 팀은 호프만 부부를 압박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부인쪽 호프만인 메리가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에 남편쪽 호프만, 하버트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복제된 데르마토비아의 마스테마를 메리에게 집어넣은 후 강제적으로 각성시켰다 한다.

그렇게 부화한 데르마토비아는 메리의 기억을 가지긴 했지만 강제 각성의 부작용으로 식욕에 집어삼켜져 하버트를 잡아먹은 뒤, 플라이 타입을 잡아먹고 각성해 지성을 일부 회복했다고 추정했다 한다. 문제는 그 뒤. 놈은 더 적당한 먹이를 찾아가고 있다고 하는데 그 방면이....

"대피한 시민들이 있는 수영동 방면이라고!?"

"네. 그래서 유정 언니.... 임시지부장님이 모든 클로저들을 호출하셨어요."

"끝까지 민폐네요, 진짜....!"

"임시지부장님. 괜찮으세요? 무리하시면 안 되는데...."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다들 한 자리에 모이자, 가쁜 숨을 내쉬며 앉아있던 김유정 임시지부장은 수연 요원님에게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 일어서셨다.

"자, 여러분. 이제 명실상부, 마지막 위협과 맞설 시간이에요. 현재 전력을 확인한 결과.... 흑지수 씨는 지난 전투의 부상이 악화되어서 이 이상은 교전에 참가하실 수 없을 것 같아요. 무리하게 테임 플라이들을 제어하셨던 오세린 요원도... 지금은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쉬고 계시죠. 지금 움직일 수 있는 클로저들은 여러분이 전부. 그 중 한명은 여기 계신..."

"내다. 부산을 지키는 마지막 싸움에 내가 빠지면 쓰것나!"

"네. 잘 부탁드릴게요, 장미숙 요원님. 그리고 다른 클로저 요원님들...."


"검은양 팀."

"그래, 유정 씨."

"늑대개 팀."

"칫."

"사냥터지기 팀."

"준비 끝났어."

"그리고...
시궁쥐 팀."

"문제 없다."

"네. 이상 4개 팀에 의한, 부산을 지키는 마지막 작전이 시작될 거예요. 클로저 여러분, 임무를 하달하겠어요."


"차원종들로부터, 인류를 구하세요....!"



네!!!



짧고 강렬한 출사가 이뤄진 후, 임시지부장은 한팀 한팀 따로 불러 짧게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이내... 우리 팀도 불렀다.

"시궁쥐 팀 여러분. 사정은 전해 들었어요. 제가 의식불명인 동안, 여러분이 캐롤을 도와서 저를 지켜주셧다는 걸요. 경황이 없어서 그간 인사도 못 드렸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아냐, 다시 눈을 뜨게 되서 다행이야."

"맞아요! 캐롤 씨가 많이 걱정하셨어요!"

"네, 캐롤이나 다른 분들한테 너무 걱정을 많이 끼쳤네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네요. 그러니까 본론부터 말씀드리죠."

"여러분이... 특수한 경위로 임시 클로저가 되셨다는 상황은 알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늑대개 팀 이상으로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분에 관한 사항은 양수연 요원에게도 전달해뒀으니, 문제가 생기면 수연이와 상담하세요. 생각 같아서는 제가 직접 도와드리고 싶지만, 여의치 않을 수도 있으니까...."

"....겉으론 웃고 있지만, 눈 속에 결의가 담겨있군. 배려해 준 것은 고맙다. 하지만 ,그런 각오만큼이나... 살아남겠다는 의지도 가지길 바란다."

"맞아요. 나름 열심히 지켜온 사람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싫으니까. 슬비도... 싫어할 거고요."

"후후, 네. 물론이에요. 저는.... 살기 위해 발버둥칠 거예요. 여러분이 그렇게 해오셨던 것처럼요."

"자, 그럼 출동해주세요. 여러분의 건투를 기원하고 있을게요."

얘기를 마친 클로저들은 플라이 타입들의 토벌과 언제 맞닥뜨릴지 모를 데르마토비아의 상대를 위해 2명씩 짝을 이뤄 나섰고 나는.....



*****




, 까라라라라라라랑-------

"아따마.... 저노무 파리떼들, 아직도 징글징글하게도 많네."

장미숙이 끌고 있던 파이프를 손 안에 굴리며 테임 플라이들을 노려보았다.

"...그래 좋다. 이걸로 진짜 마지막이네. 윙윙 대는 파리떼 한 무더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눈이 회까닥 돌아갈 만치로 많다마는.... 이정도로 질 수는 없지! 와봐라! 이 노무 자식들아! 이 장미숙이가 니그들을 전부 박살내주꾸마! 랑아, 니도 준비 됐재?"

"....."


"랑이, 니 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퍼뜩 정신 안 차리나!?"

"....아, 네. 죄송해요, 누님."

나는 화들짝 놀라며 사과했다. 아직 감정 정리가 덜 돼서 영감이랑 나오려고 했는데.... 영감은 또 어느샌가 소리소문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다. 그렇다고 이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이긴 싫어서 미숙 누님과 함께 나오긴 했지만.... 집중은 좀 떨어지긴 했다.

"...지나 그레이스 때문이제? 알파 나이트 아재 전우인 클로저. 그리고 니 스승라고 들었는데."

"아하하.... 티 많이 나나보네요."

"그리 얼굴이 죽상인데 모르멘 바보제."

"어쨌든.... 죄송해요. 얼른 떨치고 집중할게요."

"내가 언제 떨쳐버리라 했나? 스승이란 사람이 그리 됐는데, 안 슬프면 사람이가?"

"그래도 지금은...."

"아따마, 이노무 벌레 자식들, 억수로 징그럽게 많아서 내는 잠깐 니가 머하는지, 머라 말하는지 잘 안 보이고, 잘 안 들리네."

미숙 누님은 내 말을 뚝 끊으시고는 뭔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셨다.

"네? ....아."

그러다, 금새 깨달았다. 배려인 거였다. 찰나에 불과하더라도 누구도 못 보니까 마음껏 마음을 표출하라는.... 배려....

"끄....으으....
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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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보이지 않도록 구겨넣은 눈물이, 들리지 않도록 다시 삼켜야 했던 통곡이 터져나왔다. 한번 터져나온 아픔이 목으로, 눈으로 모조리 토해졌다.

"....참나. 우리 오빠야도 그렇고 남자 놈들이 와 저리 눈물이 많은지."

자온이 목 놓아 우는 동안, 장미숙은 몰려드는 테임 플라이들을 하나하나 처리해가고 있었다.



깡!!!


끼읽!?!


끼기--- 끼기기기기------


"근데.... 이노무 파리 자슥들, 와 이리 많은 긴데!?"

파리들을 아무리 처치해도 숫자가 줄어들지를 않았다. 하나 처치하면 하나가, 열을 처치하면 열이 새로... 아니, 되려 더 많이, 셀 수 없이 늘어나며 몰려들고 있었다.


끼기이이이이!!!!

"이런...!"


슈우우우우우------!!


장미숙의 뒤를 잡았던 테임 플라이의 몸에 수많은 붉은 선이 그어지더니, 그 선을 따라 깔끔하게 절단되었다.

"....죄송해요, 누님. 잠깐 일이 있었어서 좀, 늦었어요."

"억수로 바빴나보네?"

"네. 아직 조금 바쁜데.... 파리잡기가 더 바빠 보여서요. 서둘러 왔어요"

"그지? 그러믄 얼렁 박살내러 가자!"

"네...!"

눈 끝에 맺혀있던 눈물을 마저 털어내고 미숙 누님과 함께 테임 플라이들을 처치하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밀집되거나 지휘관 급은 공기의 고리를 그리는 전력의 극각으로 단숨에 흐트려놓은 후, 흩어진 놈들을 누님과 내가 각개격파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놈들을 뚫고 나아갔다.

"극각."



투콰아아앙!!!


"극각."


쿠아아아악!!!!


"극...각....!!!!"


콰과아아아아아앙!!!!


각력이 지나치게 강해져서 그런 건지 차는 감촉이 약해져서 아무리 있는 힘껏 차서 울분을 대신 토해내도, 감정이 쉬이 식는 감이 들지 않았다. 더 단단하고 튼튼한 놈은 없나 흘깃 주변을 살펴보다가, 눈에 하나가 들어왔다.

"....못 찰 거는... 아니지....?"

차도 절대 안 부서지고, 필요하면 다시 만들 수 있는 아주 적당한 게.... 손에 들려 있었다.


휙!

"극각."

창을 내 발치를 향해 가볍게 던지고서 창대 쪽을 있는 힘껏 전력으로, 찼다.



...... 슈우우우우우우------!!


가벼운 금속음을 울린 창은 전력의 극각보다 더 예리하고 선명한 압축된 공기의 고리를 그리면서 초고속으로 날아가.... 전방의 차원종들을 뚫다 못해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날려버렸다.

"...."

".....뭐꼬? 랑아 지금 니 뭐한기고?"

"....쿠....하핫...."

자온은 말을 잃게 만드는 위력에 장미숙의 질문에 답도 하지 않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심장이 멎는 부작용이 없으면서 위력도, 속도도 파순에 버금가는 응용기, 
[파순 제로]는 그가 원했던 순간보다 조금 늦게 탄생했다.

"이걸 그때 떠올렸다면 최소한.... 당신을 붙잡으러 갈 수 있었을텐데...."


[자온 씨, 들리세요?]

"감찰관...?"

씁쓸히 자조하며 무기질적으로 차원종들을 베어가르는 도중, 통신기에서 감찰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로 온 비행정에 비치되어 있던 그 이띠....아, 아니. 이씨씨씨..... 에이씨. 어쨌든 전파방해를 피하는 장치 덕에 통신이 가능해졌다고 하더니.... 어쨌든 이런 물먹은 목소리를 들려주긴 싫어서 목을 가듬고서 통신 버튼은 눌렀다.

"몸은 괜찮아요? 쓰러졌다면서요?"


[너무 많은 숫자의 차원종을 장시간 장악했더니.... 반동이 크네요. 이런 상황에서 혼자만 누워있어야 하다니.... 죄송할 따름이에요.]

"반대예요. 그렇게 될 때까지 버텨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러니 지금은.... 쉬셔도 돼요."

[네, 잘 부탁드릴게요.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 꼭 무사히 귀환해 주세요.]

"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전달할 사항이 있어요. 30분 전, 한 대의 차량이 부산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게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에 확인 됐어요. 그 차량의 주위를 날아다니는 서피드의 모습도 확인 됐고요. 아마도 전우치와 서피드는.... 부산을 빠져나간 모양이에요.]

"서피드가.... 그랬단 말이죠."


이미 정신장악을 끝마친 무스카 쪽을 택하는 편이 합리적이겠지만. 그래도..... 구태여! 네 녀석을 택하겠다, 서피드! 네 녀석을 정신을 장악해서! 내게 반항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의 충실한 노예로 이용해 주마!


그렇게 말했었던 전우치 놈의 주위에 맴돌고 있다는 건 결국.... 서피드는 정신을 장악당한 모양이다.

"...그래서, 그 녀석들은 어디로 갔나요?"


[거기까지는 아직.... 유니온 본부에 위성 카메라의 촬영을 요청하긴 했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려요.]

"....그래요. 어차피 지금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이따.... 꼭 다시 봐요."

[네. 그럼, 힘내세요!]

통신을 끄고 다시 집중해서 테임 플라이들을 상대하였다.

"큭.... 이노무 벌레 자슥들이!"

"누님! 물러나세요!"



쿠릉.... 쿠르릉......



콰과광!!!


숨을 한번 고르고 주위로 폭풍우을 끌어와 벼락과 함께 순식간에 섬멸시켰지만, 


부우우우우우우우--------


끼기, 끼기기기기


끼기기기긱------


샤아..... 샤아아아아......!!

언제 공백이 생겼나고 하듯이 순식간에 새로운 테임 플라이들이 몰려와 공백을 메워버렸다.

몰려온다.

쓰러트려도, 또 쓰러트려도 몰려온다.

먹구름이라 착각될 정도로 하늘을 덮어버린 파리 떼들이 끝없이 몰려온다.

절대적인 전력 차에 손에 땀이 흥건히 배어났지만, 그럼에도 물러설 수는 없었다. 내 등 뒤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조차 걸고 싸웠던 당신에게 이어받은 이름을... 
[비숍]에 부끄럽지 않도록.

"....가요."

"가자....!"

무기를 고쳐잡고 미숙 누님과 함께 다시 달려나가 차원종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베어내고, 뚫어내고, 비공정의 위성폭격을 지원 받아가며 파리들을 차분히 쓰러트려갔다. 파리들의 숫자도 무한하지는 않은지 조금이지만 몰려오는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기기긱-----


캬아아악-----


끼.. 끼기기기기기기기기-------


그럼에도 파리들은 여전히 많은 수를 내세우며 등등한 기세를 이어가는 반면에, 계속된 연전으로 피로가 한계까지 쌓은 우리는 압도적인 물량에 점점 마음이 깎여나가고 있었다.

이게 정말 마지막인데. 이번만 끝내면 정말로 끝인데 그만 내려놓고 싶어졌다. 쉬고 싶.....




"히, 힘내라!"



"어...?"

다 내려놓고 싶던 순간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힘내라, 클로저들! 부산을 지켜줘!"

목소리의 주인들은 바로.... 근처까지 접근한 시민들이였다....! 

"뭐하시는 겁니까!? 여긴 위험합니다!!"

정신이 번뜩 들어 소리치자, 시민들은 덜덜 떨면서도 큰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아, 알아! 우리가 빨리 대피하는게 너흴 도와주는 거지만.... 그래도 부산을 위해 싸워주는 너희를 응원하고 싶었어!"

"지금의 너희들, 똑같데이. 내가 어렸을 때 봤던 그 영웅..... 알파나이트의 모습과....!"

"그래! 힘내!"


"힘내, 클로저!"

"고마워! 우릴 위해 싸워줘서!"

"힘내라!! 이겨라!! 가서 놈들을 쓰러트려!!"

 



"""""'우와아아아아아-----!!!""'"''"




시민들의 응원은 곧 함성이 되었고, 그 함성은 부산이 떠나가도록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참 나.... 이게 다 뭐꼬? 부산 시민들이 이리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랑아, 니그들 싸움.... 헛된 싸움이 아니었다."

[이건... 마치 그때와 같은 함성....! 과거의 재래다. 고통과 절망, 희망과 기적이 교차했던.... 그날의....!!]

이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계시던 수호 형님의 목소리가 점점 메어가기 시작하셨다.

[우리 부산은... 지금 이 순간, 완전히 부활했다. 나는 오직.... 오로지 이 순간만을 다시 보기 위해, 그동안....!
으... 우으으.....!!]

"뭐꼬? 민수 니, 지금 우는 기가?"

[아니야.... 이건 절대 눈물이.... 우는 게.... 윽....]

"아이고.... 알았다. 안 운다고 해줄게. 그니까 얼른 뚝해라, 뚝."

우리는 시민들의 응원 속에서 토벌을 이어갔고, 몰려들었었던 파리들도 얼추 숫자가 줄어들자 누님은 한 숨 돌리며 말씀하셨다.

"...그럼 내는 저쪽으로 가볼테니까 랑이 니는 반대쪽 맡아라."


까앙!

꾸엑!!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쪽시럽지만 한 번만 말할게."

미숙 누님은 차원종을 향해 내리쳤던 파이프를 회수해 어깨에 턱 걸치시고는 살짝 얼굴을 붉히시며 씩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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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데이, 클로저. 니는, 부산의 영웅인기라."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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