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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RSE]6 작성일2025.12.14 조회29

작성자Tyroth

어딘가 본 적 있는 아이라니. 설마, 설마 했지만, 그럴 리가 있나. 내가 아는 인물이라면...

 

이세하, 이슬비, 서유리, 제이. 미스틸.'검은양' 팀 애들인데.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잖아?

10년이 흘렀다고 해도 이 아이들이 이렇게 성숙해졌을 리는 없고. 음...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가? 아니, 그렇지. 10년이 지난 지금은 벌써 2026년.

클로저스 스토리에서 '검은양' 팀이 활동을 시작했던 시점보다 훨씬 전의 시간대잖아.

하지만 이 유니온 아카데미라는 곳 자체가... 미래의 클로저들을 모으는 곳이니,

어쩌면 스쳐 지나가듯이라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기숙사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나는 순간 숨을 멈출 뻔했다.

내 눈앞에 서 있던 아이는... 분명히 그 애였다.

 

내 기억 속, '벌쳐스'의 핵심 연구원 중 하나였던. 아주 잠깐이었지만 내 밑에서 일했고,

나중엔 '알파 퀸'의 충실한 하수인으로 돌변했던.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하지만 그 특유의 짙은 갈색 머리와 동그란 안경은 잊을 수 없는, 그 엑스트라.

 

"......너는."

무의식중에 말이 튀어나갔다. 목소리가 낯설게 떨렸다. 설마. 내가 잘못 본 걸까?

10년의 공백 때문인지 내 기억이 섞인 건가? 아니, 하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도 선명했다.

 

아직은 어려 보이는 얼굴, 앳된 티가 남아있는 교복 차림. 아마 나보다 한 학년 아래거나, 어쩌면 동갑일지도 모르는 나이.

그 아이는 캐리어 짐을 풀다가 나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커다란 눈이 호기심 가득한 빛을 띠고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언니가 새로 오신 룸메이트인가요? 저는 송하린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립니다!"

...송하린. 기억났다.

 

 

그래, 하급 연구원이었지. 아무도 관심 없던, 그저 명령만 충실히 따르던,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지 않던 수많은 엑스트라 중 하나.

하지만 이 아이는 나중에 벌쳐스 내부 정보를 빼돌리는 데 일조했고,

나에게도 꽤나 짜증나는 방해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었다.

 

잠깐, 왜 이 아이가 유니온 아카데미에 있지? 그것도 이 시기에?

어째서? 내가 알던 미래의 정보와 완전히 다르잖아. 내가 잠든 10년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니, 어쩌면 내가 모르는 다른 시나리오가 있었을지도...

 

가슴이 쿵쾅거렸다. 과거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첫날부터 미래의 조각을 마주칠 줄이야. 심지어 벌쳐스와 관련된 엑스트라라니.

벌쳐스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나에게... 이런 우연은 너무나도 기묘하고, 또 필연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아... 네. 나는 홍시영이야. 잘 부탁해."

 

간신히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속으로는 난리가 났는데,

겉으로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이게 내 특기였지, 아마.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선 이 아이부터 다시 파악해야 할 것 같았다.

"시영 언니! 우리 같은 방이네요! 잘됐다! 혼자 쓰는 거 좀 무서웠는데."

 

송하린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이 순수한 얼굴 뒤에 숨겨진 비밀이 뭔지 전생의 내가 알던 그 이중적인 엑스트라가 맞긴 한 건지,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잠시, 그 '목소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스타로트 웨펀, 너 외의 다른 사람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그 둘을 해치워야 해. 그러기 위해선ㅡ 살기 위해선, 힘을 키워.]

 

혹시... 이 아이와 관련된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

아니, 송하린은 클로저는 아니었을 텐데. 단순한 연구원이었지. 하지만 '벌쳐스'의 내부자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일단, 이 평화로운 아카데미 생활을 하면서 정보를 모아야겠다.

유니온의 개가 되어 힘을 키우고, 벌쳐스를 무너뜨리고, '목소리'에게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

 

이 모든 퍼즐의 첫 조각이, 지금 내 눈앞의 송하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보의 통로가 될 수도 있고, 미리 싹을 잘라야 할 방해물이 될 수도 있겠지.

"그래, 하린아. 잘 부탁해."

 

나는 캐리어를 방 한쪽에 내려놓으며 속삭였다. 다시 시작된 나의 두 번째 생.

이번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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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oth

    능력구상: 당장은 일시적인 시간동결,제한적인 결계능력과 물질변환, 신체강화, 재생, 위상력 치환을 통한 원거리 보조형 딜러. (예시: 오버워치 시그마) 매커니즘: 반딧불*마력을 소모한 기술 사용 시 반딧불 스택 적용. 스택이 적용된 일정 횟수의 적이 공격할 때 원거리 카운터어택.

    2025.12.14
  • Tyroth

    능력구상: 당장은 일시적인 시간동결,제한적인 결계능력과 물질변환, 신체강화, 재생, 위상력 치환을 통한 원거리 보조형 딜러. (예시: 오버워치 시그마) 매커니즘: 반딧불*마력을 소모한 기술 사용 시 반딧불 스택 적용. 스택이 적용된 일정 횟수의 적이 공격할 때 원거리 카운터어택.

    2025.12.14
  • Tyroth

    능력구상: 일시적인 시간동결,제한적인 결계능력과 물질변환, 신체강화, 재생, 위상력 치환을 통한 원거리 보조형 딜러. 매커니즘: 반딧불*마력을 소모한 기술 사용 시 반딧불 스택 적용. 스택이 적용된 일정 횟수의 적이 공격할 때 카운터어택.

    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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