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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문/마몬] 세상사 뜻대로 안 된다 작성일2026.01.15 조회187

작성자애쿼머린

※ 인천항 스포일러 有
※ 캐릭터 설정에 대한 개인적인 날조 존재 有











소유
(所有)란 무엇일까.

 
어떤 것을 소유한다는 건 또 무엇일까.
 
이에 대해 나그네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낸 화톳불과 같던 시절부터, 불꽃은 늘 사색하고 또 고민해왔던 문제이다.
 
소유라고 하는 것은 간단히 말해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것일 터. 그리고 그것은 곧 자신의 소유물이 된다. 불꽃이 소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나그네의 얼어붙은 몸만 겨우 녹일 수 있었던 모닥불 따위에서 멈추지 못하였다. 물론 시작은 자의로 한 것은 아니었다. 나그네가 불씨가 사그라질 것 같을 때마다 어디선가 장작 같은 걸 가져와서 불꽃에게 건네주었기 때문이었다. 불꽃이 점점 커질수록 불꽃은 자신에게 희미하던 정신이 점차 또렷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느새 몸을 배로 불린 불꽃은 자신을 최초로 지펴낸 나그네에게 허락을 구했다.
 
앞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어도 되느냐는 말이었다. 그 결과로 이 세상이 전부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고.
 
그러자 불꽃을 최초로 피워낸 나그네는 코웃음을 쳤다.
 

어디 한 번 해 보거라.
넌 그저 내가 극권에게서 얻은 잠시간의 한기를 멈추게 하기 위해 만든 존재일 뿐.
그런 얄팍한 의지만으론 더 이상 몸집을 불릴 수 없으리라.
 

그 말인 즉, 어느 정도 용인할 정도의 선상이면 내버려둔다는 소리였다. 그것이 자신의 방책이었기에. 다르게 말하면 불꽃이 선을 넘어버리면 가차 없이, 아무리 얼마나 강렬한 불꽃이라고 하더라도 꺼트리겠다는 소리였다.
 
불꽃은 늘 공허했다. 아무리 재보를 모은다고 해도 자신의 소유가 되면 소유품들은 어째선지 성질이 변형되기 시작했다. 자신은 절대 꺼트려서는 안 되는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모으는 과정이 무척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무튼 그럼에도 불꽃은 점점 크기를 부풀려갔다. 그래서 제법 커졌을 무렵에 처음으로 올려다본 하늘에는 그가 있었다.
 
불꽃이 제일 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은 밤이었다. 아무래도 사위가 어둡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신과 달리 밤이 지나가고 아침이 밝아올 무렵, 심지어 낮에도 자세히 보면 밝게 빛나는 존재가 있었다.
 
나그네, 자신의 창조주에게 저토록 빛나는 존재는 누구냐고 물었다. 나그네는 불꽃이 자체적으로 몸집을 불릴 시점부터 잘 찾아오지 않았다. 짬을 내기 어려운 그 기회 속에서 불꽃은 기어코 자신의 창조주에게 갖출 예의를 져버려두고 그것부터 물어보았다.
 
다행히 나그네는 그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아했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나그네 또한 저토록 빛나는 존재의 우수성을 자신이 빚어낸 것에 대해 아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그리고 그걸 고작 지상에 처박혀있는 불더미가 알아차려준 것에 크나큰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이니라.
 

나그네의 대답에 불꽃은 그 별을 오래도록 눈에 담았다.
 
자신은 무언가를 소모하여 빛 같은 것을 흉내 내며 내는 것이 고작인 반면, 저 존재는 어두운 하늘 위에서 홀로 고고히 빛을 내고 있었다. 그 빛을 통해 길 잃은 나그네 정도는 바로 길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로.
 
불꽃이 물었다. 전 저 별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요?
 
나그네는 또 코웃음을 쳤다. 내가 피워낸 모닥불에 불과했던 존재야, 이 세상엔 오직 나만이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단다.
 
그것은 일종의 경고였다. 불꽃은 자신이 나그네가 말했던 일정한 선을 넘을 뻔했다는 걸 깨달았다. 불꽃이 조금 사그라지자 나그네는 그 길로 자리를 떠났다. 나그네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알았을 때, 불꽃은 자신의 방침을 조금 바꿔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나그네의 경고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때까지는 자신이 가지게 된 재보의 변형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손 위에만 올려두면 그만이라는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절대 자신이 보았던 가장 찬란한 모습에서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보물이 존재함을 깨달은 순간,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는 몸뚱아리에 탄식했다. 후회한다는 건 아니었다. 자신은 어떤 것을 소모하면서 살아야하는 존재. 그렇기에 무작정 먹어치우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가치를 판단해서 어떤 것이 나의 삶을 지속시키는 데에 유리한지 감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고도로 단련된 감식안이 아니었으면, 불꽃은 저 하늘 위의 별에게 감탄보다는 질투라고 하는 추악한 감정부터 느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과 친분을 쌓는 데는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불꽃을 친근하게 맞이하였다. 그와 가까워지면서 불꽃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이토록 찬란한 빛을 온전하게 자신의 소유로 만들 수 있을까, 하고.
 
그러다가 불꽃은 한 가지 궤변을 생각했다. 소유라고 함은 단순히 해당 재보의 소유권만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불꽃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는 욕망은 바로 응징된다. 자신보다 더 높은 고위 개체도 이 세상에는 언제나 존재했다. 가까이서 보면 자신을 만들어낸 나그네가 그러했다.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인 소유가 아니면 정서적인 소유라면? 자신은 나그네의 몸을 녹일 수 있는 화톳불에서 시작했다. 이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그네 또한 자신은 변덕이었다고는 하더라도, 가끔씩 불꽃을 찾아와 불꽃이 커지는 것을 관망도 하는 것이다.
 
그런 거라면……?
 
나는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의, 대체할 수 없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그 찬란한 빛을 마음껏 직시를 하는 것이지.
 
불꽃의 생각은 실로 기발했다. 묘하게 나그네가 말한 을 넘지도 않지만 불꽃 자체에게도 그로 인해 돌아오는 만족감이 제법 컸다.
 
그렇기에 불꽃은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이 인간이라고 하는 한낱 미물에 의해 빛을 잃었을 때 실로 크나큰 분노를 느꼈다. 새벽녘 별빛이 아닌, 인간이라고 하는 한낱 미물에게 말이다.
 
새벽녘 별빛이 추락했을 때, 불꽃은 상황을 조금 지켜보았다. 관찰한 결과, 자신들의 창조주는 아직 새벽녘 별빛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였다. 그 말은 새벽녘 별빛이 인간들과 강제적으로 연이 끊어져 복귀한다고 해도 눈을 감아줄 의사가 있다는 것이었다.
 
불꽃은 그렇기에 하늘에서 추락한 별을, 다시금 하늘 위로 올리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간 소유했던 많은 재보를 소모해야했지만 괜찮았다. 재보야 희소성이 높은 것을 제외하면 다시 차근차근 모아도 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을 내 손에 잡을 수 있다면 싸게 먹히는 장사였다.
 
덤으로 천상으로 복귀한 새벽녘 별빛에게 좀 더 자신이 그의 이해자가 될 수 있는 구실도 필요로 했다. 인간은 정말로 딱 안성맞춤인 존재였다. 미물이긴 하나, 친우를 더 이해할 수 있다면 새벽녘 별빛 또한 자신을 마냥 내치지 못할 것이었다. 자신이 천상에 복귀하게 되고, 인간들의 멸망을 자초한 것이 불꽃이라고 할지라도. 불꽃이 이해한새벽녘 별빛은 그런 위인이었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불꽃에게 정말 사용가치가 높은 것들이었다. 불꽃은 속으로 크게 웃었다. 이 나를, 새벽녘 가장 빛나는 별로 한 발짝 더 가깝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그러니 적어도 그들의 안식은 달콤하게 만들어줄 것임을. 그것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하는 것임을.
 
 
 
 
 
그렇기에 자네에게도 정말 감사한다네, 친우의 베필이여.”
뭔 헛소리야.”
 

천국으로 가기 위한 길은 제법 길었다. 물론 안내자가 일부러 먼 길을 빙글빙글 돌아서 가는 것 같았지만 불꽃왕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갈 길은 멀었다. 그렇기에 몸집이 조금 작아진 것 같다는 서지수의 말에 불꽃왕은 이렇게 된 경위를 장대하게 설명해주었다.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오랜 세월을 거친 상대의 집요한 집착을 들은 서지수는 굉장히 떨떠름한 반응이었다.
 

그거 아나? 천국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 인간들만의 사고방식이라는 걸?”
…….”
죽은 후에 ()’밖에 없다는 걸 아는 건, 몇몇 소수에 불과해. 그러니 보통 우리에게 죽음은 황혼으로 가는 것이지. 하지만 내 친우는 그렇지 않네! 자네들을 위해 기어이 천상에 왕국을 건설하였으니!”
……그게 네가 나한테 감사한다는 거야?”
그래, 나조차도 황혼 밖을 염두로 해두는 고지식한 존재라서 말이야. 그 누가, 감히, 군단장의 신분으로, 천국으로 향한다는 말인가!”
 

그로 인해 나는 또 그를 이해할 구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불꽃왕의 끝맺음에 서지수는 기가 막힌 얼굴이었다. 어찌 보면 초창기의 불꽃왕은 인간들 시점에서나 뒤틀렸지, 원형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그야 불꽃은 모든 걸 불태우는 이미지니까.
 
그런데 자신의 열로도 소각할 수 없는 존재를 만나고 만 것이다. 보통 인간사에서는 그걸 단열 소재라고 하여, 불이 사그라지는 데에 쓰인다.
 
다만.
 
이 불꽃은 도통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금 사그라지기는 했다만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심지어 이따금씩 맹렬하게 불타오른다.
 
그는 입으로만 아니라고 하지, 아직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 나그네 = 위대한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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