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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의 계승자 그림자요원 Re. 4화 : 솔로몬의 시련(下) 작성일2026.04.12 조회549

작성자비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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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온전한 스스로의 세계는 아니니···."

형님은 흑묵(黑墨)의 검을 가볍게 털어내시며 입을 여셨다.

형님의 말대로 이 세계는 나만이 아닌 영감과 내 마음이 섞여 만들어진 세계라지만···

"베어라, 회자수."


촤아아아악!!!!

"결국 비추는 것에 불과해 권능조차 못 삼킨 것 따위와 다를 바가 없군."

흑묵의 검기가 바람을, 구름을, 빗방울을, 쾌청의 폭풍우를 가르며··· 세계를 무너뜨렸다.

"대체··· 권능을 삼켰다는 게 뭐길래·····."

허망하게 무너지는 세계를 보면서 낙망(落望)하다 무심코 중얼거렸다.

"그 반응. 역시 마음이 침식구현에 닿지 못한 모양이군."

계속 그랬다. 침식구현.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을 물으려고 하기도 전에 형님이 먼저 물어오셨다.

"하나 묻지. 그대의 권능은 무엇으로 깨어났지?"

"그 무슨...."

"무엇으로 깨어났냐 물었다."

쿠우우우우-------

"....인연. 인연입니다."

베일 듯한 살기에 대답하자, 형님은 한심하다는 듯 거칠게 씹어뱉으셨다.

"하, 인연이라··· 하등 의미 없는 것으로 각성했군."

"의미 없다···고요?"

"그래. 나는 한때마나, 희망이라는 것으로 권능을 각성시켰지. 그리곤 내가 품은 희망을 위해 내 모든 것을 걸고 운명에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운명의 시류는 자신을 뒤집으려는 나를 크게 거부하더군."

"처음엔 조금씩 몸이 상했다. 버텼더니 다음엔 내 힘이 어긋나는 현상이 일어났다. 또 견디고 이겨내니, 내 곁의 이들을 상하게 만들었지."

"운명에 저항하는 나는, 불운한 미래를 바꾸고자 품은 이 희망은, 내게 점차 미소지어주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내면 뭐하나? 정작 나는, 내 곁에 이들은 모두 불행해지거나 불행해졌는데."

"그렇기에 희망으로 각성한 이 권능을 원망했다. 희망을 갖지 않으면 제대로 운용조차 안 되는 이 권능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에 눈이 흔들렸다. 계승의 능력으로 이어받은 형님의 기억엔 지금 말하는 끝모를 원망과 절망의 기억들따윈 전혀 없었으니까. 일부로 도려낸 게 아닌 이상···!

"그러던 그 희망조차 집어삼키는 허무감을 느낀 날이였다. 새로 소원이나 빌고 싶었던 것이기라도 했는지 중얼거렸었지."

"모두 허무했으면."

"몸이 으스러져도, 영혼이 부스러져도, 마음이 너덜해져도 이런 희망이 곁에서 구경따위만 한다면, 절망하며 좌절할테니..."

"허무해지길. 그 어떤 기대도, 희망도 갖지 않고 허무해져서 이런 고통을··· 더이상 그 누구도 고통받지 않기를 바랬다."


"그 한때 바란 우연의 허무가··· 권능을 삼키고 스스로를 드러내 허무를 증명하였지."

형님이 구현한 검과 실에서 나온 검은 기류가 주위를 부식시키듯 침식해갔다.

"그에 반해 기대와 희망··· 네 놈의 인연같은 그 무엇도 이루지 못 하는 불완전한 것은 증명조차 하지 못했으니··· 역겹기 짝이 없지."

"역겹다고···?!"

형님의 말에 순간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아니요···."

"허?"


"아니라고 했습니다아!!!!"

하지만 이내, 머리 속이 맹렬하게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쿵------!!!!!


격한 분노를 토해내며 깃대를 내리치자, 세계가 붕괴를 멈추었다.

"영감과 아이들의 눈물로 만든 기대 덕분에, 당신이 후회와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희망 덕분에 내가 살아 있어요."

"내 친구들이, 존경하는 사람이, 당신의 영웅이, 당신이 만든 인연과 내가 만나고 떠나보낸 수많은 인연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나의 친구를, 나의 동료를, 내가 만나온 모든 이들을 부정하는 형님에게 분노를 토해내었다.

"이 인연을 부정하는 건··· 설령 당신이라도, 부정할 수 없어요!!!!"

파랗던 하늘에 잿빛이 내려앉았다.

"천경, 반영-"

보슬보슬 내리던 빗방울이 함박눈 되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눈을 수면을 덮다 못해 쌓여서··· 새하얀 설원이 펼쳐졌다.

"···잿가루?"

눈이라고 착각한 것은 눈이 아니였다. 착각할 만큼 부슬거리는 재. 쓸쓸한 옛냄새를 풍기는 재가 어느새 세상을 뒤덮고, 여전히 흩날리며 내렸다.


"개화(開花)-"

비운의 눈 앞엔 수의처럼 하얀, 잿가루의 세계에서 이질적인 새하얀 한복으로 모습을 갖춘 자온이 이 세계의 이름을, [태양]의 세계를 입에 올렸다.

1982720



"「잿겨울의 작은 꽃」"


사아아아······.

흩날리는 잿가루 속에서, 자온의 등 너머에서 작고 여린, 작은 꽃 한 송이가 덧없이, 곧게 피어나있었다.

"이 느낌··· 네가 [태양]일거라곤 짐작조차 못했지만··· 잘 되었어. 이 허무 속에서도, 몇 조촐한 바램이 있었지."

형님은 가늘게 눈을 뜨시며 차갑게 말을 씹어 뱉으셨다.

"이런 허무를 준 네놈에게도, 허무함을 새기겠노라고."

파즉--


"『침식구현-회자수』"

-------!!!!


빛을 먹은 흑묵의 검이, 다시 한번 세계를 찢어발기기 시작했다.


···사락-


"······?"

허나 잿가루가 좀더 흩날릴 뿐, 자온도, 꽃도, 세계 그 무엇도 베어지지 않았다.

"···그렇군. 꼴에 너의 세계라는 건가."


퍼어어엉!!!!

아무런 전조없이 주변이 터져나갔지만, 여전히 그 어느 하나도 해를 입지 않았다. 그저 잿가루만이 흩날릴 뿐.

[나]의, [태양]의 세계인 
「잿겨울의 작은꽃」.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고통을 내가 품는 걸 대가로 내 소중한 모든 것···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내 마음을, 그걸 대변한 꽃과 세계의 피해를 무효시키는··· 억겁의 시간을 회귀해 고통을 견딘 [태양]의, [나]의 세계가 여전히 파악할 수 없는 형님의 맹공에도 흔들림 없이 잿가루만를 흩날렸다.

파스스.....

형님의 옷자락 끝이 잿가루가 되기 시작하였다. 이 세계는 내가 공격할 수단은 없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적대자가 풍화되는 특성을 지녔다. 누구에게도 간섭하지 못한채 재가 되어갔던 [태양]과 닮은 이 세계를···· 그저 조용히 유지하며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렇게 다루는 건가."

갑자기 형님께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으셨다.

"평범하게 무너트릴 수 없다면···."

형님이 눈을 꾹 감으시더니, 바로 천천히 눈을 반개(半開)하셨다.


"같은 것으로, 무너트릴 뿐."

반개한 눈은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빛 하나 반짝임 없는 그런, 깊이를 알 수없는 무저갱과 같은 그런··· 공허한 눈이였다.


쩌적-


형님의 등 뒤의 공간에 실금이 일었다.

'어····? 설마····?!'

형님이 권능을 다루시는데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건  한번도, 단 한번도 깨달으신 적 없었는데···!!


"천경, 반영-"

실금의 틈새로 어둠이, 쏟아져내렸다. 쏟아져나온 어둠이 하늘을, 잿가루를 뒤덮고··· 형님이 있던 자리는 밑바닥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이 내려앉··· 아니, 그 어둠조차 계속 추락하고 있었다.


"도래(到來)-"


둘로 나뉘어버린 세계 속에서, 형님의 스스로 비춰낸 세계의 이름을 차갑게 씹어뱉으셨다.


"『무저나락(無底那落)』"


무저(無底)라는 말처럼 밑바닥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정말 마치 나락(那落)처럼 내 세계에 쌓기고 흩날리는 잿가루들이 모조리 저 바닥 없는 어둠 속으로 흘러내려간다.

"으윽···!!"

[내] 세계가, [태양]의 세계가 무너져내린다. 무너져 내릴수록 침식당한다. 깃대를 꽉 붙들어 내 세계를 유지하려해도 밑바닥 없는 그릇을 채우는 것만은, 내 마음이 흡수당하는 탈력감이 몰려왔다.

"그만 애써라, [태양]."

전조조차 몰아친 검기와 폭발이 깃대와 꽃도 꺾으며···

파스스······.

모든 걸, 재로 되돌려버렸다.

'······진 건가.'

형님의 허무에 모조리 무로 되돌아갔다. 외부차원에 있을 때보다도 강한데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전부 쏟았음에도···

'내가 해온 것들은, 내 인연은 아무런 의미 없던 걸까······.'




《영웅이 되려는 게 아니에요. 영웅을 구하려는 거지.》

《아주.... 반짝이는 빛을 봤어요. 언니만이 아니었죠. 여러분 모두, 제게는 정말 눈부신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니까 저도 마지막에 한 번쯤은.... 빛나게 해주세요.....!》




까득!

"하늘께 바라노니, 그대의 구름이 베지 못할 것은 없으리···!"

모든 걸 베어내는 구름의 장검이 다시 한 번 손에 모여들었다.

"베어낼 것은, 천경(天鏡)···!"

쓸 수 있는 것을 다 썼을 뿐. 나는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내 친구들이, 나의 스승이, 형님의 영웅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았듯, 나도 포기하지 않겠다.



"전부, 베어져라!!!!"


새하얀 장검을 있는 힘껏- 휘둘렀고, 구름을 품은 새하얀 검기가 넘실거리며 끝없는 어둠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쿨룩·····!!!"

머리의 구멍에서 피가 왈칵 분출하였다. 천경을 찢어내려는 시도 탓에 바로 반동이 몸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철컥··!!

검기를 쏟아내고, 쏟아내었다. 이 정도의 고통으로 모두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을, 이 인연이 소중했음을 당신에게 증명하기 위해.


······
쩌적-


밑바닥 없는 나락에, 실금이 일었다.


쨍그랑!!!


밑바닥 없는 지옥이 무너져 내리고, 다시끔 밤하늘의 넓은 들판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파순!!"


슈우우우우우우우-------!!!!!

스승님, 지나 그레이스의 절명기인 파순(破盾)이 형님의 옷 끝자락을 터뜨려내었다.

"춤춰라···!"


퍼엉!!!

과거 대적했던 불꽃의 소년의 주먹을 휘두르자, 비운의 주위로 작은 불꽃이 연속으로 터져나갔다.

"플레임 랩소디···!!"

폭발을 상쇄하며 지켜보던 비운의 눈에, 강렬한 빛 하나가 응집되는 모습이 보였다.

"메테오···"


투화아아아아아악----!!!

"스매쉬!!!!"

아버지에게서 잇고, 이어받은 소녀에게서 이어받은 일격의 빛이 주먹과 함께 터져나왔다.

"······."

···이래도 막히긴 했지만 말이다.


투확!!  투화아아악---!-!!!

그럼에도, 어둠이 무너져 돌아오는 밤의 억새밭 속에서 공격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그것만이 당신의 희생이 의미 없지 않음을, 이어받은 인연이 무엇보다도 찬란했는지를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 인연이, 네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인가."

슈르륵--


"그래봤자, 그 뿐일 뿐."


오싹-



여태껏 느껴보지못한 공포에 뒷걸음질 쳤지만, 형님이 펼쳐낸 실이 나와 형님을 그 안에 가두어버렸다.

"염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염화를 발해봤지만,

:아무것도··· 안 보여···?:

염화가 발하는 감각은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잠깐, 이 눈에···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고···!?

그럴리가 없었다. 이 눈이 기본적으로 가진 능력은 간파. 어떤 어둠이라도, 거짓된 것이라도 선명히 꿰뚫어 볼 수 있다. 설령 눈 자체가 손상되어도··· 윤곽이라도 볼 수 있는 눈에 그 윤곽조차 보이지 않는 건··· 명백히 이상사태다.

핑-----

칠흑 속에서, 옅게 빛나는 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연결된 부분은··· 내 심장인 것 같았다.

후욱-!

손을 휘저어 보았지만 살짝 일렁이기만 할 뿐, 닿는 느낌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거세게 움직여보아도 내 몸에 고정이라도 한 것처럼 떨어지질 않았다.

"이건 뭐야···?"

괜스레,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티잉---------------


갑자기 팽팽한 실이 끊어지는 듯한, 그런 소리가 울려퍼졌다.



티이잉-----!!


팅!!



피이이잉------!!!



끊어지고, 끊어지고, 또 끊어진다. 무엇이? 모르겠다. 하지만, 이 소리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마음이, 너무 아파···!!

"칠흑을 베어라··· 봄꿈, 깨우기!!!"

칠흑 속에서 손감각만으로 검을 휘둘러 보았지만, 휘두르는 소리도, 검의 빛도 모두 보이지 않았다.



티이이-------


보이는 것은 오직 칠흑, 들리는 것은 오직 실이 끊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 뿐...

이 이상 이곳에 있으면 돌아갈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집어삼켜왔다. 윌 오 위시를『 』과 병행하면 이곳을 뚫을 수 있지 않···?



"어···? 『 』가 뭐였지?"


노이즈처럼 밀려온 알 수 없는 위화감. 나의 스승, 『 』의 절명기 『 』···.

"내 스승은··· 누구였지?"



팅-----!!!!


둔탁하기 짝이없는 소리에 나는 일단 자세를 잡고 다시 한번 『 』를······.

"『 』가··· 뭐였지···!?"

기억나지 않는다. 영감의 창의 오의. 내 친구인 『 』의 이름을 가져와 붙인 『 』···.


뭐야기억안나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냐고기억안나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기억안나누구였지뭐야뭐냐고뭐야대체뭐야기억이나질않아뭐야기억안나뭐야뭐야누구였지기억안나뭐야뭐야뭐냐고기억안나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뭐야기억안나누구였지뭐야뭐냐고뭐야대체뭐야기억이나질않아뭐야기억안나뭐야뭐야누구였지기억안나뭐야


기억이, 그 기억에 담았던 감정이, 그 감정의 마음이 도려나간 고통. 가슴팍을 마구할퀴고 헤집어도, 무엇 하나 떠오르질 않아.


티이이이이이잉---------!!!!


또 하나,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끊어져 튕겨지는 실이 눈 앞에 일렁이다 덧없이 사라졌다.

내려다본 나의 몸엔 어느새 그 많던 실들이··· 겨우 몇 가닥밖에 남지 않아 있었다.


"안 돼··· 안 돼···!!"

실들을 움켜쥐려고 헛손질을 반복했다. 못 잡는다는 걸 알면서도, 이 이상 잃으면 안 된다는 상념만이 지독하게 머리에 맴돌았다.


티팅------!!!


두 가닥이 끊어지자, 『 』의 『 』도, 『 』의 무기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기억이 나질 않아. 빼앗긴 감정이 무엇인지도, 내게서 누구와의 추억을 도려냈는지도 전부···!!


"그만··· 그마안!!!!!!"

나의 절규에도 아랑곳 없이, 한가닥만을 남긴 채 실들은 비명을 지르며 모두 끊어져버렸다.

"안 돼···!! 이것만은 절대애애······!!"

쿠당탕!!!

누구와 싸우고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누더기가 되어버린 추억을, 그 기억의 마음만을 지키고 싶어 헛손질을 하다 그대로 넘어졌다.

『 』의 희생으로 겨우 다시 이은 이 사랑을··· 이대로 잃을 수 없단 말이야···!!

"···은ㅎ···"



팅------


" 』야······."

마지막 실마저 끊어지고, 도려내져버린 누군가의 이름을 입 밖으로 마저 뱉지도 못한채 말 없는 절규를 내뱉었다.

저벅, 저벅·····.

"겨우 그 정도였던 거다. 기대도··· 희망도··· 인연조차도."

무릎 꿇은 남자의 앞에 앉은 살수(殺手)는, 남자의 가슴에 손을 얹은채 천천히···



뿌적··· 꾸득, 꾸드드······


그 손을 살 안쪽으로 파고 들어서···


투둑-


그 안에 있던 것을 빼내어··· 천천히 으스러뜨렸다.

1601140


"침식구현-"

 

"『별리(別離)』"

남자의 시체 앞에서, 그 살수는 그저 차갑게 씹어뱉을 뿐이였다.

1907903




******



"···그럼 이제, 우리 할 말이 많지. 영감?"

있었던 일을 설명하면서 조금 기운을 차렸는지, 앉아있던 자온은 뷜란트를 올려다보았다.

"들을 게 아주 많아. 형님의 그 비정상적인 강함부터 그 침식구현이라는 것도 아주, 많이."

시련이 목표로 하는 것이 그것일 거라 예상은 했다만 역시였구나. 좋다. 그 존재를 알은 것으로 발언의 자격이 생겼으니···

옛 추억을 꼽씹는 것처럼, 영감은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입을 열었다.


"권능조차 삼켜내 세상에 스스로를 드러낸 마음. 『침식구현』에 대 알려주도록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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