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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있어 따분하지 않았어요. 작성일2025.12.13 조회32

작성자하얀소년

부슬부슬 내리는 겨울비가 내리며 하피는 눈을 뜨게 되었다. 눈을 뜨자마자 머리부터 지끈거리기 시작 했고 당장은 몸이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왜 이러는지 어젯밤 일을 떠올리자면 한동안 금주를 하던 그녀가 한번은 못 참아서 그만 어제는 혼자서 과음을 하고 말았다. 

  

간만에 먹는 술은 물론 너무 과하게 마셔서 그런지 결국 두통과 함께 속이 좋지 않던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속이 울렁거린 그녀는 어떻게 든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일을 마치고 나오자 눈 앞에서는 나타가 그녀를 보며 한심하게 쳐다봤다. 

  

"칫, 이제 일어난 거냐? 꼴이 아주 엉망이군." 

  

"나....나타? 설마 당신에게 이런 모습 보이다니 좀 부끄럽네요." 

  

"정신 차렸으면 우선 식사부터 하는 게 어때? 나타가 너 위해서 준비해줬거든." 

  

"네? 식사라고요?" 

  

하피는 옆에 오던 베로나카를 보며 그녀가 한 말에 의아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타가 자신을 위해 요리를 했다는 것에 그리고 부엌에 와 보자 식탁에는 정말로 요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하피는 음식 중 한가지가 눈에 띄었는데 그건 바로 미역국이었다.  

  

"나타, 이건 혹시?" 

  

"왜? 오늘 네 녀석 생일이잖아. 생일인데 미역국 끓여줬는데 불만 있냐?" 

  

"아니요. 설마 우리 나타씨가 절 위해 미역국을 끓여줄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덕분에 잘 먹을게요." 

  

하피는 국을 한 숟가락 먹으며 맛이 있었는지 표정부터 만족스러웠고 한 그릇을 다 비우자 해장을 마쳤다며 나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설마 제 생일에 미역국 끓여주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어요. 답례라고 하기 뭐하지만 제가 이따 점심은 한 턱 쏠게요." 

  

"아, 그건 좀 힘들거 같아. 우리 곧 일 때문에 나가야 하거든. 이미 현장에는 다른 팀원들이 갔는데 나타가 네가 깨어나는 걸 기다리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남아 있던 거였어." 

  

"누가 기다렸다는 거야. 저 녀석이 숙취를 못하면 괜히 일이 많아질 거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끓인 거라고." 

  

나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지만 하피는 베로니카가 한 말이랑 뭐가 다른 건지 의아했다. 하지만 해장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었고 그 덕분에 조금 나아져 그 부분에서는 감사하게 느꼈다. 

  

"그렇다면 저도 같이 가요. 어차피 생일이어도 할 게 없어서 따분하거든요." 

  

"아니야. 모처럼 생일인데 일을 하는 건 또 그렇잖아. 트리스도 있어서 인원이 부족하지는 않으니까 걱정 마." 

  

"하지만 진짜 따분해서 그런 걸요. 팀원들도 다들 나가고 그러면 저 혼자 있어야 하는데 크게 할 것도 없어서 그래요." 

  

하피는 베로니카 말에 반박해 따로 할 일이 없다고 말해 임무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보다 못한 나타가 짜증을 내며 한 마디 했다. 

  

"야, 그냥 좋은 말로 할 때 쉬도록 해. 솔직히 이때가 아니면 언제 우리가 쉬겠냐. 평소 같으면 휴가 같은 것도 마음대로 못쓰는데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쉬라고." 

  

나타의 꾸짖음에 하피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고 나타와 베로니카가 나간 후 혼자 숙소에 남은 하피는 따분한 마음이 커서 그런지 영화라도 보자는 생각에 시청을 했지만 얼마 안가서 보다가 따분해서 끝까지 못 보고 끄게 되었다. 

  

영화가 재미 없던 것도 있었지만 하필이면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위해 죽는 장면이 나오자 하피는 과거 자신을 남겨두고 떠난 남자들이 생각나 그 기억 때문에 더 못 보게 된 거였다. 채민우와 맘바 그리고 무뚝뚝하고 고지식했던 그 남자 자기들 늑대개팀을 관리하던 강준성이 떠난 것에 하피는 여운이 남아 아직 까지도 그 아픔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신서울에 복귀 했을 때 나타와 레비아는 강준성의 죽음에 힘들어 했고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피 자신은 애써 태연하게 생각했지만 강준성의 빈 자리는 그녀에게 컸고 당시 뉴욕 때 작전을 끝내고 하피는 뉴욕 마지막 작전 때 데이트를 해달라는 요구를 했을 때 그는 들어줬고 실제로 데이트를 하며 어울렸다. 

  

그때 처음으로 남자와 데이트를 해본 그녀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가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그때 느낀 기분을 생각하며 하피는 또 한번 강준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요구하려고 했다. 그것도 자기 생일선물로 말이다. 하지만 그는 결국 떠나버렸고 홀로 남겨진 하피는 하다못해 그에게 말이라도 미리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 침대에 쭈그리고 앉아 중얼거렸다. 

  

"정말인지....제멋대로인 남자야...." 

  

사람 마음을 울리게 했던 그의 모습이 아직까지 선명했던 하피는 중얼거리며 한숨만 쉬었고 따분함이 주위를 맴돌자 더는 못 견디게 된 그녀는 일어나더니 그대로 바깥으로 나와버렸다. 

  

간만에 생긴 휴가도 생일날 따분하게 보낼 수 없던 그녀는 신서울 거리를 둘러보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걸 해보자는 생각에 옷 구경이나 악세서리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마음에 들어서 당장 사고 싶지만 돈이 없는 건 물론 괜히 충동 구매를 했다 가는 티나랑 바이올렛에게 잔소리를 잔뜩 듣게 되니 눈으로만 하는 아이 쇼핑으로 참고 있었다. 

  

한참을 거리를 돌아 다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되었고 하피는 한번쯤 우아한 가게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게 소원이었던 그녀는 근처를 둘러보다 꽤 괜찮은 레스토랑을 발견 했고 그곳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하려고 했지만 현실은 근처 카페에서 혼자 샌드위치를 먹는 신세였다. 

  

현재 가진 돈이 많이 없던걸 물론 가격들이 비싸 결국 가까이 보이는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시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처음 자신이 생각한 우아한 식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하피는 식사를 즐긴 후 바깥으로 나와 다시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얼마 안가서 떠 돌다가 결국 근처 공원에 앉아 있게 되었다. 막상 갈 곳을 찾아 보려고 해도 갈만한 곳은 없었고 이미 옷이나 악세서리도 아까 거리에서 구경 하느라 더 볼 곳도 없었다. 그나마 바깥에 나오면 이 따분한 감정을 해결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고 팀원들한테 연락은 했지만 다들 임무가 바빴는지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어떤 걸 해야 따분한 걸 해결 할 수 있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음? 하피, 여기서 뭐해?" 

  

"어머? 제이씨?"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뜨고 돌아보자 자신을 부른 사람은 검은양팀 제이였다. 그를 이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옷 차림을 보니 집 앞에 나온 사람처럼 간편해 보였고 한 손에는 봉투를 들고 있어 보아하니 편의점이라도 들린 거 같았다. 

  

"저야 오늘 생일이라 하루 휴가거든요. 그런데 막상 할 게 없어서 따분한 거 있죠. 그러는 제이씨는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나도 마침 오늘 휴가 거든. 맥주나 한잔 하려는 데 없어서 사가지고 들어가는 길이야." 

  

"어머, 대낮부터 술을 드시는거에요?" 

  

"하하, 가끔씩 쉬는 날에는 한잔 하고 자는 게 좋더라. 그리고 이렇게 추운 날이면 준성이 형 생각에 요새는 한번씩 한잔 하게 되거든." 

  

강준성의 이름이 나오자 하피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생각해보면 늑대개팀 뿐 아니라 제이 또한 과거 그의 동료였고 강준성의 죽음이 충격이었을 것이다.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자 제이는 봉투에서 맥주를 꺼내더니 한잔 벌컥벌컥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떠나간 강준성을 생각하는듯 했고 하피와 제이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제이는 봉투에서 또 하나 캔 맥주를 꺼내 그녀에게 전달했다. 

  

"오늘 같은 날에는 한잔 하는 거 어때?" 

  

제이의 권유에 하피는 캔 맥주를 빤히 쳐다봤다. 분명 어제도 과음을 해서 아침에 고생을 했고 금주를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제이의 또 다시 술 권유와 지금 이 따분한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한 하피는 조심스럽게 캔을 받아 들었고 그대로 한 모금 마시자 시원한 맥주가 목을 축이자 숨을 내뱉었다. 

  

"하....정말 상쾌하네요. 따분했던 느낌도 싹 날아간 거 같아요." 

  

"하하, 기분이 우울할 때는 이렇게 한잔 하면 기분이 풀린다니까." 

  

"확실히 그렇죠. 간만에 마셔서 더 맛있는데요." 

  

그러고는 하피는 맥주를 마저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고 제이는 하피가 너무 갑작스럽게 마시는 거 아니냐며 당황했지만 하피는 오히려 웃으며 이정도로는 문제 없다며 자기 주량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맥주를 마시며 그동안 쌓여 있던 이야기들을 꺼내며 나누기 시작했고 하피는 오늘 생일날 아침부터 있었던 일들과 과거 강준성과 뉴욕 사건 이후 데이트를 했던 이야기를 하자 제이는 데이트를 그것도 강준성과 했다는 말에 마시던 맥주를 그만 뿜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설마 준성이 형이 그런 걸 어울려 주다니...." 

  

"저도 당시에는 놀랐어요. 그래도 작전을 마치고 그 다음에는 최대한 절 위해 잘 어울려 주셔서 즐거웠어요. 하지만 그 데이트가 그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 이럴 줄 알았으면 생일에도 선물로 같이 데이트로 어울려 달라고 할 걸 그랬는데, 그 말을 하지 못했다는 게 아쉽네요." 

  

"....." 

  

"어머, 너무 제 이야기만 해버렸네요." 

  

"아니, 괜찮아. 그쪽도 힘들었으면 이야기 하겠어. 아무튼 생일 축하해. 그리고 혹시 그쪽만 괜찮다면 재미없는 나라도 어울려줄까 하는데..." 

  

"....네?" 

  

제이의 마지막 말에 하피는 어리둥절 하다가 그가 한 말에 뜻을 이해 했는지 당황하는 눈치였고 제이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놀라 그만 얼굴을 붉혀 헛 기침을 했다. 

  

"미...미안...내가 괜히 이상한 소리를 했네. 아무튼 난 이만 가볼 게."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하피는 우선 그를 붙잡았다. 당황한 제이는 뒤 돌아서 하피가 자신을 잡은 것에 놀랐지만 당황한 건 하피도 마찬가지였고 그녀는 제이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혹시 아까 제안 받아들일 생각 있는데 어떠세요?" 

  

  

 ***


 


  

공원에서 이야기를 마친 두 사람은 지금 자신들이 이런 곳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제이는 우선 하피에게 조심스럽게 이걸 꼭 해야 하냐고 물었지만 하피는 임무 때문에 하지 못해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거라 어울려달라고 부탁했다. 

  

"이거 참....괜히 멀미가 안 나면 좋은데." 

  

"후훗, 그렇다고 대놓고 오토바이를 탈 수 없으니까요. 자, 그럼 신나게 즐겨볼까요!"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오락실이었고 최근 유행하는 레이싱 게임 휠 오브 트리니티 레이싱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제이는 처음에는 속이 울렁거리고 멀미가 날거 같아 거부했지만 하피가 계속 조르는 바람에 어울려주게 되었고 한참을 레이싱으로 달리고 나서 하피는 홀 가분 했는지 표정이 좋은 반면 제이는 속이 울렁거리며 비틀거렸다. 

  

"이제 끝난 건가?" 

  

"무슨 소리죠?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인 걸요." 

  

"뭐....?" 

  

이어서 하피는 제이를 이끌고 준비운동은 끝났다며 이번에는 댄스게임을 하자고 말하며 곧 바로 게임에 들어갔다. 하피는 가볍게 스텝을 밟다가 점점 속도가 빨라지면서 게임을 즐기는 반면 제이는 스텝을 못 따라가서 결국은 허리를 삐끗하고 말았다. 

  

"커헉!" 

  

결국 제이가 허리를 삐끗한 것으로 오락실을 나오게 되었고 잠깐 휴식을 위해 카페로 와서 차를 마시며 쉬고 있었다. 하피는 몸을 움직여서 그런지 땀이 흐르고 있어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자 숨을 내뱉으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하아....간만에 몸을 제대로 움직여서 그런지 재미있네요. 그런데 제이씨 허리는 괜찮아요?" 

  

"뭐....이정도는 파스 붙이면 되니 걱정마. 아무튼 재미있었어?" 

  

"네, 덕분에 즐거웠어요. 앞으로도 기회 되면 종종 어울려 주실 수 있죠?" 

  

하피가 웃으며 말하자 제이는 차를 마시다가 그만 사례에 들렸는지 기침을 했다. 

  

"쿨럭! 오늘처럼 과격한 건 사양이라고...." 

  

"후훗, 다음번에는 팀원들 불러서 신나게 놀아봐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재미있을 테니까." 

  

그녀는 여유롭게 음료를 마시면서 아직도 텐션이 올라가 있었고 그러던 중 누군가 제이와 하피를 부르자 두 사람은 자신들을 부르는 목소리로 시선을 옮겼다. 

  

"어머? 우리 후배님들 아닌가요?" 

  

"대장? 그리고 은하까지 여긴 어쩐 일이야." 

  

"오늘 임무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은하랑 같이 카페에서 차라도 한잔 마시려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 광경은 뭐죠? 두분 혹시 사귀는거에요?" 

  

은하의 말에 제이는 다시 한번 사례가 들렸고 하피는 은하의 발언에 흥미를 느꼈는지 웃으면서 제이의 팔을 붙잡고 사귄다고 대답하자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정말 사귀는 건가요? 하지만 제이씨는 이미 유정 언니랑 지나씨도 있는데...." 

  

"와....제이 아저씨 이제 보니 여자 문제로 많이 꼬여 있는 분이시군요." 

  

"그런 거 아니야! 내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제이가 끝내 이야기를 하자 설명을 다 들은 은하와 슬비는 뒤늦게 나마 납득 하는 눈치였고 무엇보다 오늘이 하피 생일이라는 것에 놀라 슬비는 선물이라도 해야 하는데 마땅한 게 없어 고민하고 있었다. 

  

"굳이 선물을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마음만으로도 전 충분하답니다." 

  

"그래도....축하만 해드리기는 뭐한데....아, 제가 마침 가지고 있던 기프티콘이라도 있는데, 이거라도 받아주세요." 

  

슬비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프티콘을 하피에게 선물했고 은하도 확실히 무난한 선물이라 생각해 자기도 기프티콘을 통해 선물을 보내줬다. 하피는 뜻밖에 선물을 받자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생겨 이렇게 선물을 받게 되니 오히려 기쁘게 받아 들이기로 했고 제이와 함께 카페를 나오자 하피는 마지막으로 술 한잔 어울려 달라고 부탁했다. 

  

"아까 맥주를 마셨는데, 또 마시려고?" 

  

"어머, 그 정도는 별거 아닌 걸요. 오히려 지금부터 진짜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조금 스케일을 키워보자고. 우리 둘 뿐만이 아닌 불러올 수 있는 사람은 다 불러보는 거야." 

  

제이가 사람들을 부른다는 말에 하피는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한참을 사람들과 통화를 하다 마침내 모이기로 한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이랑 하피가 먼저 와서 자리를 잡은 뒤 잠시 후 제이가 부른 사람들이 한 명씩 오고 있었는데 사냥터지기팀 볼프강 시궁쥐팀 철수 그리고 지금은 임시지부장인 유정까지 부르게 된 거였다. 

  

"하피 생일이라 해서 왔는데, 그럴 거면 미리 알려주시지 그러셨어요." 

  

"다들 일 하는데 바쁠 거 같아 그렇지. 그래서 퇴근시간에 맞춰서 불렀지." 

  

"아무튼 생일 축하해요 하피씨. 이거 별거 아니지만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유정이 가장 먼저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자 하피는 곧 바로 받아봤다. 모양과 포장 상태만 봐서는 어떤 선물인지 알았던 하피는 고맙다며 받았고 볼프 또한 선물을 주는데 놀랍게도 볼프의 선물도 유정이 준 것과 같은 선물로 된 거라 하피는 금새 눈치챌 수 있었다. 

  

"설마 아니지만 선물이 겹친 건가." 

  

"그래도 전 좋은 걸요. 제가 좋아하는 선물을 받은 거면 그걸로 만족 한 걸요." 

  

"우리팀이 함께 준비한 선물도 있다. 이것도 받아줬으면 좋겠군." 

  

철수도 준비한 선물이 있는지 하피에게 건네자 하피는 포장지를 한번 열어보니 쿠키들이 가득했다. 알고 보니 철수가 하피 생일로 나간다는 것 때문에 루시가 급하게 팀원들과 함께 선물을 준비해 철수가 직접 전달한 거였다. 

  

"모두들 정말 고마워요. 오늘 하루 무척 따분 했는데 덕분에 즐거운 생일이 되었네요." 

  

"그럼 하피씨 이제 슬슬 메뉴랑 술 시켜서 한잔 하는 거 어때요. 한동안 캐롤 때문에 금주를 하느라 힘들었거든요." 

  

유정의 말을 듣고 하피는 기쁜 마음에 메뉴판에 술과 어울리는 메뉴와 술들을 주문 했다. 잠시 후 주문한 메뉴들이 도착했고 가장 먼저 유정이 잔을 들고 건배를 하자고 말했다. 

  

"이것 참....이거 누구 생일인지 모르겠군. 임시지부장, 술을 오랜만에 마실 수 있어서 좋아하는 건 이해하는데 조금은 진정하라고." 

  

"아, 죄송해요. 캐롤 없이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그만...." 

  

"자, 우선 잔을 들었으면 다들 건배부터 해요. 오늘만큼은 마음껏 마시자고요." 

  

하피가 이어서 잔을 들고 외치자 다들 들고 있던 잔을 부딪치며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 술을 마시던 철수는 얼마 안가서 못 버티던 반면 유정과 하피는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들어가고 있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볼프와 제이는 놀란 것과 동시에 둘이서 이야기를 했다. 

  

"어르신, 저거 괜찮을까요?" 

  

"글쎄....유정씨는 말려야겠지만 쉽지 않겠군. 하피는 뭐 생일이니 오늘만큼은 마시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 

  

"어머, 두 사람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제이씨, 설마 이대로 끝나는 건 아니겠죠? 한잔 더 받아요." 

  

"자....잠깐 유정씨....일단 좀 쉬었다 마시는 게...." 

  

하지만 유정은 제이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잔에 술을 따라줬고 하피는 먼저 뻗어 있던 철수도 깨워서 다시 이어서 마시기 시작했다. 모두가 시끄럽게 떠들며 술을 마시는 이 상황이 하피에게 있어서 도파민을 끓어오르게 해주고 있었고 그녀는 지금 이 시간이 이대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정 언니!" 

  

그때 이 분위기가 깨지는 목소리와 함께 유정을 부르는 목소리에 다들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유정을 부른 건 다름아닌 캐롤이었고 유정이 술을 마셔 취한 상태를 보고 경악과 함께 큰 소리를 쳤다. 

  

"어? 캐롤? 아니 여기는 어떻게...." 

  

"역시 여기 있었군요. 오늘 일찍 퇴근 하셨다고 해서 이상해서 어디 갔는지 알아봤는데, 언니가 회식을 하러 갔다는 말에 온갖 식당 다 찾아다녔잖아요. 그보다 왜 여기서 술을 마신거에요?" 

  

"아니, 나는 어디까지나 오늘 하피씨 생일이라 어쩔 수 없이 마신 거야." 

  

"어머? 그런 거치고는 자진해서 제일 많이 술을 시켰잖아요. 오히려 저보다 더 많이 드신 거 같은데." 

  

"하...하피씨!" 

  

캐롤은 한숨을 쉬며 곧 바로 유정이 술을 마시는 걸 막았고 이제 보니 시간도 꽤 늦어져 아쉽지만 하피의 생일 파티는 여기서 끝내게 되어 모두들 가게를 나오며 해산하게 되었다.  

  

"아, 오늘 어땠어? 나름대로 괜찮았나?" 

  

집으로 귀가를 하려던 제이는 발 걸음을 멈춰 하피에게 오늘 어땠는지 물어보자 하피는 술 기운에 몽롱하게 있다가 제이의 말에 정신 차리더니 생각을 잠시 하다가 오늘 있던 일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가다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후훗, 물론이죠. 이 모든 게 다 제이씨가 준비해 준거라 봐도 되겠는데요. 지금 이 기분을 끝내기 싫으니 바람 좀 쐬면서 걸어 가야겠어요." 

  

"어이, 무리하지 말라고. 술도 꽤 많이 마셨는데 그러지 말고 택시 잡을 테니 그거 타고 가자고." 

  

"괜찮아요. 얼마 안 남은 시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거든요. 그럼 저 먼저 가볼 게요." 

  

제이의 제안을 거부한채 하피는 먼저 이동했다. 차가운 밤 공기가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술을 마셔서 그런지 몸이 달아올라 추위보다는 시원하게 느껴져 바람을 느낀 채 걸어가고 있었고 한참을 걷다 마침내 숙소에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저 왔어요." 

  

문을 열고 들어간 하피는 지금쯤 팀원들이 모두 임무를 마치고 복귀 했을 거라 생각해 들어가자 하피의 목소리를 들은 팀원들이 한 명씩 나타났고 그중 나타는 하피를 보며 화를 냈다. 

  

"좀 도둑 여자, 아니 하피. 왜 이제서야 오는 거야?" 

  

"다들 한참 기다리고 있던걸 몰랐나." 

  

"어머? 절 기다리다니 혹시?" 

  

"임무 끝 마치자마자 너랑 같이 먹으려고 케익이랑 음식을 사왔거든. 그런데 연락을 해도 받지 않아서 한참 기다리고 있었어." 

  

베로니카의 말을 듣자 하피는 당황했다. 설마 팀원들이 여태 자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당황한 하피는 기다린 팀원들에게 사과를 했다. 

  

"하피님, 혹시 술 드신 건가요?" 

  

"네? 아니 그게..." 

  

"어쩐지 늦은 이유가 있었군. 우린 네 녀석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디서 잔뜩 마시고 온 거냐?" 

  

"나타씨, 진정해요. 오늘 그래도 생일이니 이날만큼은 마시도록 해주자고요. 어차피 저희도 파티 때 위해서 준비한 와인이 있었으니까요." 

  

바이올렛은 꽤 비싸 보이는 와인을 보여주자 하피는 순간 보고는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설마 절 위해서 준비한 건가요?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고 마셔야죠." 

  

"괜히 과음하다가 내일 또 고생이나 하지마라." 

  

"어머? 지금 걱정 해주는 건가요? 후훗, 이거 그럼 내일도 나타가 해주는 미역국을 기대해도 되려나요. 아, 내일은 아니면 제대로 된 해장국을 기대할까요?" 

  

"웃기지마! 누가 해준다고 했냐. 됐으니까 빨리 와서 앉으라고." 

  

나타는 화를 내며 따졌지만 표정과 목소리에서는 화를 내는 것보다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거실에 가자 식탁에는 케익과 함께 고급스러운 음식이 한 가득 놓여 있었고 하피는 그 광경을 보고는 마치 괴도시절 눈 앞에 보석들이 빛나는 걸 목격했을 정도로 그녀의 표정은 무척 밝았고 무엇보다 눈 앞에 늑대개팀이 그 어떤 보물보다도 그녀에게는 빛나며 의미 있는 가장 큰 생일 선물이었다. 

  

"뭐해? 와서 촛불 안 끌 거야?" 

  

"네, 얼른 끄도록 하죠." 

  

케익에 꽂힌 촛불을 끄면서 박수 소리를 듣는 것과 함께 그녀는 지금 이 광경을 멀리 떠난 그 남자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자신은 그녀에게 당신이 걱정하는 것과 다르게 늑대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늑대들이 준비해준 생일파티를 즐겁게 보냈지만 하필 오늘 하루동안 평소보다 과하게 음주를 하는 바람에 그녀는 다음날 큰 숙취를 겪게 된다는 걸 모른 채 늑대들과 즐겁게 생일을 보내고 있었다. 







작가의 말


겨우 시간 맞춰 올리는군요.


이번에 하피 생일은 평소 하피가 따분하다는 말을 하던게 떠올라서 늑대개팀도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다가


같은 어른인 제이를 만나 함께 즐기면서 나아가 생일인 만큼 다른 어른 캐릭터들과 술 자리에서 만나 축하를 받는 전개로 가면서


단순히 늑대개팀과 중점으로 시간 보내는것 보다 다른 사람들과 시간 보내는걸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뭐 하피 입장상 강준성이 떠나고 생일을 맞이 할 때면 어쩌면 많이 쓸쓸할거 같아 종종 강준성의 대한 그리움을 추가로 넣어봤고


그가 떠나도 하피의 곁에는 소중한 늑대개팀이 있다는걸 마지막에 한번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하피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늑대개팀과 행복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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